박 당선인, 하필이면 막말 당사자를 국민통합위에...

등록 2012.12.28 10:27수정 2012.12.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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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일부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인수위원장은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입니다. 대통령 인수위원장이 법률가로 임명된 것은 처음입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김 인수위원장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통해 "앞으로 위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대통령 당선인을 충실하게 보좌하여 ▲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 파악 ▲ 새 정부의 정책기조 설정 준비 ▲ 대통령의 취임행사 등 관련 업무 준비 등을 관계법령에 따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법대로"를 외쳤습니다. 헌재소장 출신다운 신중한 모습입니다. 지난 2008년 17대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영어몰입교육을 강조하면서 '어륀지' 발언 따위로 설화에 휩싸인 것에 비하면 김 인수위원장은 설화에는 휩싸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헌재소장 출신이란 점 하나만으로도 위원장 선정 자체에 딴죽을 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에 선정된 이들 면면을 보면 국민대통합과는 간극에 매우 커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 구성을 보면 위원장에 한광옥 전 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수석부위원장에는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 김중태 전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김 전 의원과 김중태 전 부위원장은 대선 기간 중 막말과 극언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김경재 전 의원은 지난 5일 전남 여수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싸가지 없는 발언이나 하고 호남 사람들을 한맺히게 했다. 우리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는 막말을 했습니다. 그는 이어 머물지 않고 문재인 당시 후보도 "이제 와서 문아무개라는 X이 호남에 와서 또 표를 달라고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었습니다.

김중태 전 부위원장은 지난 8일 박근혜 후보가 참석한 광화문 광장 서울집회에서 "단 한가지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면 낙선한 문 후보가 봉화마을 부엉이 바위 위로 찾아가 '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내가 부르다가 죽을 이름이여'를 외치며 부엉이 귀신 따라 저 세상에 갈까 그게 걱정"이라는 막말을 했다가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 이름을 '문제인'으로 표기해 비난을 자초했습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대선 기간 중 박 후보를 적극 도와 당선되는 큰 도움을 주었을지라도 더 이상 중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이들은 인수위에 포함시켰고, 더구나 국민통합위에 참여했습니다.


상대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들은 국민통합과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패배 후 멘붕에 빠져다가 조금씩 상처를 딛고 회복 중에 있는 48% 국민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일입니다. 이들을 뽑았다는 것은 극우언론인으로 막말을 하고, 막글을 썼던 윤창중 수석대변인에 대한 비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박 당선인이 윤창중-김경재-김중태 인선을 앞으로도 반복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범한 인사 실패를 반복할 것입니다. 공직자 인선 실패는 대통령 자신만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참모가 아니라 국민의 따가운 비판과 질책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자리에 앉힐 줄 알아야 합니다. 앞으로 남은 인수위와 조각 그리고 청와대 참모진은 48% 국민이 바라는 인선을 해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국민통합위 #김경재 #김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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