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여놓고 뻔뻔하게" vs "언제 죽였다고, 말조심해"

황우여·한광옥·서용교·이종훈, 한진중 노동자 고 최강서씨 조문

등록 2012.12.31 18:28수정 2013.01.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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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서용교·이종훈 의원 등이 31일 오후 4시께 한진중공업 최강서씨의 빈소를 방문했다. 조문에 반발하는 노조 관계자들의 반발로 자리에 앉지 못한 새누리당 인사들은 조문을 마치고 서서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 후 5분여 뒤 자리를 떴다. ⓒ 정민규


황우여 대표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31일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씨의 빈소를 조문했다. 개별적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빈소를 찾은 적이 있지만, 당내 핵심 인사들이 무리를 지어 빈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때문에 이들의 조문에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어느정도 작용했는지에도 관심이 모아질 듯 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4시께 사전에 유족과 노조 관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불시에 빈소를 찾았다. 황 대표와 한 위원장 외에도 서용교, 이종훈 의원 등이 뒤를 따랐다. 이들이 조문을 하자 노조 관계자들은 "강서 유서에 새누리당이 나와있는데 어떻게 조문을 할 수 있나"고 항의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죽고 나서야 오지 말고 대책을 가져오라"고 무작정 찾아온 이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묵묵하게 조문을 마친 새누리당 인사들은 빈소를 지키던 최씨의 아버지와 서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반면 노조 관계자들의 질책에는 맞대응하며 시종일관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한 노조원이 "사람을 죽여놓고 뻔뻔하다"고 말하자 서용교 의원은 "언제 죽였다고 그러나, 말 조심하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조문을 받은 게 아니라 조문을 당했다"

한 위원장이 박성호 한진중공업지회 부위원장을 가볍게 안고 "(국회) 노동위원장을 했다"며 유화적으로 분위기를 풀어가려 했지만 조합원들의 성난 마음을 누그러트리지는 못했다. 결국 새누리당 인사들은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조문을 마치고 서둘러 현장을 떠나야만 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빈소를 지키던 조합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유서에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라는 내용을 담아놓는 등 평소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때문에 이를 아는 조합원과 대책위 인사들은 새누리당 인사들의 방문을 반기지 않았다. 조문을 받은 노조 관계자는 "조문을 받은 게 아니라 조문을 당했다"며 씁쓸해 했다. 당시에 빈소를 지키던 유일한 유가족인 최씨의 아버지도 "그쪽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난감해했다.

박성호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부위원장은 "박근혜 당선인이 유서에 나와 있고 유서를 받드는 사람 입장에서 조문을 받을 입장이 아니란 걸 전달해줘야하는데 말도 없이 오니깐 당황했나"며 "국민들이 빈소 조문도 안가봤다고 하면 가봤다고 말하려는 시늉 아니겠냐"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진정 국민대통합을 생각하면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강서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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