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족 마을마오리족 마을에도 아침짓는 연기처럼 간헐천에서 수증기를 뿜고 있다
임재만
로또루아에서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유황냄새가 방안에 진동한다. 얼른 창문을 열어보았다. 어제 보다 더 높이 그리고 힘차게 간헐천에서 물이 솟구친다. 마치 하늘의 구름을 만드는 것처럼 물줄기가 구름 속으로 뿜어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숲속의 마우리족 마을에서는 시골 마을에서 아침 짓는 연기처럼 수증기가 쉼 없이 모락모락 솟아오르고 있다. 언뜻 보면 한국의 농촌 풍경으로 착각하기 쉽다.
호텔에서 아메리칸 스타일로 간단히 조식을 하고 호텔 근처에 있는 로또루아 시청으로 나섰다. 시청 앞 넓은 잔디광장에서는 수십 명의 노인들이 나와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어르신들이 즐겨하시는 게이트와 비슷한 놀이다. 시청광장은 다채로운 색의 장미꽃이 피어 있고 잘 정리된 넓은 잔디광장이 사람들의 쉼터로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많이 볼 수가 없다. 나무 그늘에 앉아 휴일을 즐기는 한 가족이 있을 뿐이다
로또루아 시내를 벗어나 목장투어에 나섰다. 목장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이 모여 있다. 무언가의 이벤트가 있을 분위기다. 잠시 후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쓴 아저씨와 검둥이 개 한 마리 그리고 순한 양 4마리가 나타났다. 목동의 신호에 따라 개가 뛰어다니며 양들을 몰기 시작한다.
개는 소리를 전혀 내지 않고 눈빛으로 양들을 제압하며 그들을 목동이 원하는 방향로 효과적으로 몰아넣는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사불란하게 양들을 몰아가는 솜씨가 대단하다. 사람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고 목동아저씨는 모자를 벗어 멋지게 인사를 한다. 양몰이 개는 드넓은 초원에서 많은 양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 같다. 그래서 뉴질랜드에는 이러한 개들의 공을 기념하기 위해 개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