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배우가 같은 역에 더블 캐스팅됐지만 저마다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쇼노트 제공 화면 갈무리
배우들은 이 작품을 위해 6주 이상 땀 흘리며 맹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래선지 가창력과 가사 전달력에서 흠 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임창정과 고창석은 실감 나는 연기와 노래로 강렬한 흡인력을 발휘했다. 조연들도 12명이 23가지 역할을 소화하며 작품을 탄탄하게 받쳐주었다.
가수와 배우로서 모두 성공해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리는 임창정은 특유의 담담하지만,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미 뮤지컬 <라디오스타>, <빨래> 등에서 내공을 보여준 임창정은 자유분방한 듀티율의 모습을 멋지게 표현했다. 그는 언론시사회에서 "이종혁이 멋있는 듀티율이라면 난 까불거리고 천방지축인 듀티율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화방송(MBC)의 <무한도전> 특집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출연한 후 인기급상승한 고창석은 이 작품에서 '흥행 카드'로 꼽힌다. 같은 역을 번갈아하고 있는 임형준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고창석 형님이 무대에만 나오면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관객들이 빵 터진다"며 질투 섞인 푸념을 하기도 했다. 충무로의 '씬스틸러(scene stealer)', 즉 눈길 끄는 조연으로 유명한 그는 알코올 중독자인 의사 듀블과 부패한 경찰 그리고 늙은 변호사 등 1인 3역을 맡아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재치 있는 대사,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공연 홍보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 팔기' 감수 경쟁이 치열한 공연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요즘 뮤지컬의 스타 출연자들은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앞다퉈 출연한다. <벽을 뚫는 남자> 출연진도 한국방송(KBS)의 <해피투게더3>, MBC의 <라디오스타> 등에 나와 공연과 사생활을 버무린 수다를 풀어놓았다. 이 뮤지컬의 흥행은 이런 활동 덕도 본 셈이지만 관객들은 방송홍보를 떠나 작품이 그 자체로서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