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주민들, 한전 앞 '송전탑 중단' 단식농성 돌입

31일부터 릴레이 단식... "8년을 버틴 싸움인데..."

등록 2013.01.31 17:22수정 2013.01.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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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을 버틴 싸움, 80년인들 못 버티겠나."

765kv 초고압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경남 밀양 주민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한국전력공사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고준길(70)·구미현(60)·박영민(61)·김옥희(59)씨는 31일 오후 2시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이날부터 "한국전력의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고씨를 비롯한 4명은 2월 2일까지 단식농성하고, 그 뒤부터는 다른 밀양 주민들이 서너명씩 상경해 단식농성을 이어간다.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밀양 주민들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밀양 주민들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마창진환경연합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어르신을 비롯한 밀양 주민들이 상경해 릴레이 단식농성을 하는 것"이라며 "당뇨·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어르신들은 하루 내지 이틀 정도 단식한다"고 밝혔다. 밀양 주민들이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한 것은 최근 한국전력이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대화 권고' 등에 따라, 한국전력은 2012년 9월부터 공사를 중단했는데 최근 들어 다시 공사를 재개했다.

밀양 주민들의 단식농성에는 함께살자농성촌·민주통합당·녹색당·진보신당연대회의·핵없는사회공동행동·생명평화농활대·(사)평화캠프·(사)나눔문화·YMCA 전국대학생연맹·여성환경연대 등 단체들도 함께 하고 있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한국전력은 각성하라",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고통속에 빠뜨린 한국전력 밀양 765kV 송전선로 건설대책위와 한국전력 부산 경남개발처를 해체하라",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전력은 왜 이렇게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는가,  우리는 왜 이런 엄동의 날씨에 서울 한복판에서 기약없는 단식농성에 돌입해야 하는가"라며 "벌써 8년째다. 참으로, 길고도 힘든 시간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9월 24일 이후 중단된 밀양 구간 765kV 송전탑 공사를 1월 28일부터 강행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이, 한국전력 직원들에 의한 마을공동체 분열 및 마을 매수 시도가 폭로되고, 공청회 등을 통해 밀양 765kV 송전선로의 타당성과 대안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는 등 자신들의 사업의 정당성이 끊임없이 공격받아온 시점에서 다시 한국전력은 대화와 토론을 통한 문제해결을 도외시하고,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한국전력은 '전력수급 불안 사태를 시급히 해소하기 위해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람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가 수없이 밝혀왔고, 한국전력 관계자들이 공히 인정했듯이 신고리-북경남송전선로 건설은 신고리핵발전소 5호기~6호기의 건설과 긴요하게 얽혀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가 설령 밀양 구간 공사를 끝내어 완공됨으로써 올 9월 완공예정인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에서 생산될 전기를 송전한다하더라도, 북경남변전소로부터 경북 청도-화원-대구로 이어지는 분기 공사가 사실상 시작단계에 있고, 청도 구간 또한 각북면 삼평1리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막혀 있기 때문에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를 통하여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실제 전력 계통에 병합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대책위는 "전력수급의 안정을 위해서 밀양 구간 공사를 완공해야한다는 말은 주민들을 바보로 보는 기만적인 술책인 바, 전혀 서두를 이유가 없는 이 밀양구간 공사를 강행하려는 그 이유를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공사 강행 이후 발생할 물리적 충돌로 인한 책임은 주민과의 대화와 주민들이 제시한 지중화, 대안구간 노선 등 대안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과 공청회를 통한 검증과 상호 토론의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밀어붙인 한국전력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핵발전소(5, 6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가져가기 위해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8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밀양 4개면 주민과 경북 청도 일부 주민들이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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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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