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주차장을 내집 주차장처럼....

등록 2013.02.06 10:38수정 2013.02.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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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주차장입니다. 석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자기 주차를 위해 돌덩이, 주차금지판 심지어 쇠말뚝까지 박았습니다.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동주차장입니다. 석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자기 주차를 위해 돌덩이, 주차금지판 심지어 쇠말뚝까지 박았습니다. 상상을 초월합니다. 김동수

가히 주차 전쟁입니다. 아파트는 조금 낫지만, 골목길 주차는 다툼까지 이어집니다. 주차 공간이 넓은 집은 집값도 비쌉니다. 우리집은 전통시장이라, 주차가 주택가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전통시장이므로 개인 주차장이 아니라 공동 주차장입니다. 하지만 자기 개인 주차장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2000년 이사왔을 때는 사는 주민 모두가 공동 주차장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개인 주차장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자기 가게 앞을 아예 개인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툼도 많았습니다.

"아니 시장인데 왜 개인 주차장처럼 주차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까?"
"우리 가게 앞입니다."
"당신 가게 앞이라도, 한 대 정도는 몰라도, 이렇게 여러 대를 댈 수 있는데 이렇게까지 하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 집에 오는 손님도 있어요. 물건도 내려야 하고."

다툼은 점점 욕설로갑니다. 다툼을 볼 때마다 이웃집이지만 편들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앞에 있던 사람들은 개인 주차장으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다투면 입만 힘들어지니까? 아예 포기했습니다.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느냐면 다른 사람들이 주차할 수 없도록 돌덩어리와 도로공사할 때 붉은색 플라스틱 말둑을 놓아두었습니다. 심지어 쇠말뚝을 설치했습니다. 차 석 대를 주차할 수 있는데 자기만 주차하니 주차 공간이 두 대나 줄었습니다.

 물통과 플라스틱 박스. 차 두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물통과 플라스틱 박스. 차 두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김동수

'네도 하는 데 나도 못할까!'

한 사람이 쇠말뚝까지 박아가면서 자기만의 주차 공간으로 만드니,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자기 집 앞에 자기만의 주차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식당하는 분이라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다른 집도 식당을 합니다. 그러니 물통과 플라스틱 박스까지 놓아버리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주차할 수 있습니까? 이렇게 주차 공간 두 대가 사라집니다. 더 황당한 것은 세로 주차장인데, 가로로 주차하는 이들도 종종 있습니다.


 이제는 공사장 안내판까지 놓아두었습니다. 점점 주차 공간은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공사장 안내판까지 놓아두었습니다. 점점 주차 공간은 좁아지고 있습니다. 김동수

얼마 전 이사를 온 사람은 당연한 것처럼 도로공사에 사용하는 공사가림판까지 막았습니다. 오직 자기만 주차하겠다는 말입니다. 세로 가람판을 세워두면 그나마 낫습니다. 두 개를 가로 세우면 몇 대는 주차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 이사 온 사람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말도 꺼낼 수 없습니다. 다른 이들도 그렇게 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욕 먹을 각오하고 옮겨버리면 됩니다.

더 황당한 것으 주차 방식이 세로입니다. 그런데 아예 가로로 주차하는 이들이 종종있습니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어떻게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오히려 나만 손해입니다.


 스타랙스 옆 흰색 자가용. 주차 방식이 세로입니다. 하지만 가로로 주차했습니다.
스타랙스 옆 흰색 자가용. 주차 방식이 세로입니다. 하지만 가로로 주차했습니다. 김동수

공동주차장은 개인 주차장이 아닙니다. 함께 주차할 공간을 쇠말뚝까지 박아가면서 개인 주차장으로 만드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자세가 아닙니다. 주차도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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