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주남저수지 위기...겨울 철새 급격히 줄어

큰고니, 재두루미 등 1년 전 비해 급감 ... '고향 앞으로' 채비 한창

등록 2013.02.12 11:32수정 2013.02.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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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가 위기에 빠졌다. 철새들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데, 1년 사이 이곳에서 월동하는 새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12일 한국조류보보협회 창원지회에 따르면, 큰고니·노랑부리저어새·재두루미 등이 1년 전과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이 줄었다. 이 단체는 해마다 주남저수지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는데, 큰고니의 경우 2012년 1월에 1045마리가 관찰되었으나 올해 같은 시기에는 절반 이상 줄어든 483마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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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 주변 논습지에서 큰고니 무리가 먹이활동을 하거나 날아가고 있다(2월 11일 촬영). ⓒ 최종수


재두루미는 1년 전 150여 마리 보였지만 올해는 1/3 수준인 50여 마리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단체는 1년 전 이곳에서 월동했던 새가 43종 7157마리였지만, 올해는 19종 2224마리가 월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창오리가 사라졌다. 이 단체는 "2008년 이후 가창오리가 사라지고, 재두루미, 큰부리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생태사진 전문가 최종수씨는 "수만마리의 가창오리가 야간에 저수지 상공을 나는 아름다운 비행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하지만 주남저수지에서 가창오리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가창오리떼가 저수지에서 사라진 지 5년이 지났지만, 주남저수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우리나라 대부분의 철새도래지에 찾아오는 겨울철새들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철새들은 도래지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번 떠난 월동지를 다시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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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 주변 논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큰고니 무리가 날아오르고 있다(2월 11일 촬영). ⓒ 최종수


최종수씨는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 상태로 철새들이 줄어든다면 철새 없는 철새도래지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라며 "사람과 새가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주남저수지를 찾아온 겨울철새들이 고향 시베리아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최종수씨는 "11일 주남저수지를 찾았는데, 큰고니 200여 마리가 저수지 주변 논습지에서 긴 여정을 위한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주남저수지 논습지 주변에는 쇠기러기, 청둥오리, 고방오리도 함께 먹이활동에 분주했다. 최씨는 "올 겨울 철새들은 추위와 먹이부족의 이중고를 겪었다"며 "겨울철새들의 월동지 환경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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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 주변 논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큰고니 무리가 날아오르고 있다(2월 11일 촬영).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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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주남저수지 상공을 큰고니 무리가 날아가고 있다(2월 11일 촬영). ⓒ 최종수


#주남저수지 #겨울철새 #한국조류보호협회 #생태사진작가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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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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