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의 후보시절 교육공약에 대한 교원단체 반응. 위 내용은 두 교원단체 대변인 등에게 직접 확인한 사항이다.
윤근혁
사실 일제고사 뒤에는 해마다 말썽이 따라붙었다. 일제고사 응시 선택권을 안내했던 교사들이 줄줄이 해직된 뒤 법정 싸움을 통해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부정 사건도 꼬리를 물었다. 2009년 2월 전북 임실의 성적 조작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도 충북에서만 D중을 비롯해 2개 학교에서 부정 시비가 벌어졌다. 일제고사 성적 결과가 교과부의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교 성과상여금과 연계되면서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이런 형편에서 박 당선인이 일제고사를 손질하는 방안을 내놓아 진보 교육단체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초등학교 평가는 폐지하고 중학교 평가에서는 시험과목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대선기간 때 박 당선인에게 '색깔론 공격'을 받은 전교조는 초등학교 일제고사 폐지에 찬성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중학교, 고등학교도 일제고사를 없애거나 일부를 뽑아 표집해서 시험을 치르는 표집평가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일제고사가 경쟁교육의 조기 격화를 부추긴 주원인이었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일제고사 폐지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아직 미흡하다"면서 "일제고사를 학생의 자유선택에 맡기거나 표집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박 당선인과 가까운 한국교총은 초등 일제고사 폐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초등 일제고사 폐지에 대해 "초등에서는 영어과목을 없애는 등 과목을 줄이면 된다"라고 밝혔다. 일제고사 폐지 반대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자유학기제...전교조는 찬성, 한국교총은 반대박 당선인이 내놓은 중학교 자유학기제 또한 눈길을 끈다. 이 제도는 중학교의 한 학기를 잡아 중간·기말고사 등 필기시험을 없애는 대신 체험활동 중심의 교육을 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유학기제는 박 당선인의 교육공약 초안을 잡은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직접 만든 것이다. 문 교육감도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중1 시험폐지' 공약을 내놓았지만, 선거 뒤 한국교총이 반발하자 거둬들인 바 있다. 대신 중학년 1학년의 중간고사를 폐지하는 시범학교 운영방안을 최근 새롭게 내놨다.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도 전교조는 조심스런 찬성 의견을 내놨다. 일단 하 대변인은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대해 "입시경쟁의 조기격화를 차단하고 학생의 진로적성 탐색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입시경쟁 체제가 현실로 존속하는 상황에서 그 취지가 제대로 살려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또다른 사교육 시장이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총의 안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1 자유학기제에 대해 "제도나 법이 아닌 교육과정 개편·정상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와 같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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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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