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마이피누에는 소개팅 프로그램 '마이러버'와 연애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 '사랑학개론'이 있다.
박선희
부산대 '피누소개팅 : 마이러버(아래 마이러버)'는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마이피누'의 한 프그램이다. 마이피누는 '나의 부산대(MY PNU)'라는 뜻으로 재학생인 손영화씨(공공정책학부 11학번)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학생 커뮤니티다.
손씨는 실명제인 대학교 공식 자유게시판과 다른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마이피누를 만들었다. 소개팅 마이러버도 손씨의 아이디어다. 손씨는 "대학가면 다 (애인이) 생긴다고 말하는데 결국 안 생긴다"며 "애인과 함께 캠퍼스를 거니는 상상을 해 온 사람들에게 이성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는게 목적"이라 말했다. 마이러버는 2012년 9월 시작해 발렌타인 데이인 14일 7번째 소개팅을 시작했다.
성비만 맞으면 100% 매칭 가능 소개팅 과정은 이렇다. 주선자는 일단 소개팅 일정과 방식을 설명한 공고를 게시판에 올린다. 이 글을 보고 소개팅을 하고 싶은 이들이 참가 신청을 한다. 이 때 참가자들은 본인의 나이, 성격, 이상형의 조건 등과 같은 정보를 적어야 한다. 이 정보를 토대로 소개팅 상대끼리 마음에 들 수 있도록 소위 '매칭(소개팅 상대를 연결해주는 것)'이 이뤄진다.
미소팅은 한 성별의 지원자들의 신청서를 모두 공개한 후, 다른 성별의 지원자들이 원하는 상대를 지목하는 방식을 쓴다(어느 성별을 공개할 지는 매 회마다 다르다). 남성지원자들의 정보를 보고 여성지원자들이 1지망은 2번 남성, 2지망은 10번 남성이라 적는 식이다.
선호가 겹치면 주선자가 상대의 이상형이나 지원자의 접수 순서 등을 고려해 임의로 배정한다. 성비만 맞는다면 100% 매칭도 가능하지만 지금까지 평균 매칭률은 약 70% 수준이다.
마이러버는 참가자의 성비가 똑같아도 100% 매칭이 어려운 방식이다. 매칭 자체에 운영자가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러버는 웹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지원자 정보와 이상형 정보를 대비해 1:1로 자동매칭된다. 기계가 하는 일인 만큼 정보가 겹치는 상대가 없다면 주선자의 인정을 기대하긴 어렵다. 평균 매칭률은 약 50% 정도다.
연애 포기한 세대? 뜨거운 반응, 재기발랄한 PR결국 학내 랜덤 소개팅의 성패는 신청서에 적은 깨알 같은 '자기PR'에 있다. 적극적인 매력 홍보만이 살길이다. 참가자들을 이름 대신 1호 남성, 5호 여성으로 부르는 TV 소개팅 프로그램 '짝'과 같다. 자신의 성격을 "카멜레온 같이 변화무쌍"하다고 설명하는 것이 괜히 나온 건 아니다.
나의 외모는? "키 크고 피부 희며 개념 있지만 조금 4차원"
이상형은 ? "균형 잡힌 안정적 멘탈 담백한 외모 좋은 식성"
원하는 데이트는? "맛집 도서관 한강 치맥 등산 야구장" 11일 지원자를 마감한 미소팅 여성 참가자들의 소개글 일부다. 이번 미소팅에서는 나이, 학교, 학과와 별도로 '자신의 외모·성격/이상형의 외모·성격/이성친구와 원하는 데이트' 정보를 적었다. 웹상 공개를 위해 글자수는 20자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