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 묘당무굴제국의 건축형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건축.
송진숙
출국하기 하루 전날, 인도 여행의 대미인 타지마할을 보러 갔다. 지금까지 인도 여행은 타지마할을 보기 위한 전초전이었다고 할 만큼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가 갖는 의미는 컸다. 인도에 처음 오는 여행자들은 사실상 타지마할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타지마할은 인도 여행의 대명사다.
직접 보니 생각보다 별로라는 둥, 바가지가 심하니 아그라에서 묵지 말라는 둥, 펀자비를 입고 설정샷을 찍어야 한다는 둥, 인도의 어느 여행지보다 정보가 넘쳐난다. 정보를 정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리라.
우리는 출국 하루 전날 당일치기로 타지마할에 다녀오기로 했다. 새벽 5시 반. 알람소리는 들었으나 눈이 안 떠진다. 잠을 깨려 안간힘을 쓰고 겨우 일어나 씻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전날 챙겨놓은 짐을 들고 허겁지겁 역으로 달렸다. 이젠 기차 타는 것도 익숙하다. 우리가 탄 칸은 CC(chair car)이다. 깨끗하고 좋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말쑥하다. 얘기하는 목소리도 조용조용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승무원은 모두에게 생수 1병과 신문 1부씩을 준다. 또 얼마 안 지나서 과자와 차주전자를 들고 왔다. 차는 한 컵씩 따라 주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티백과 잔을 주고 뜨거운 물이 담긴 주전자를 한 사람당 하나씩 주었다. 이 많은 승객들에게 주전자를 하나씩 주다니 놀랍다.
차를 마시고 있으니 식사가 나왔다. 비행기도 아닌데 식사까지. 기내식이 아닌 차내식? 기차표 살 때 채식주의자인지 아닌지를 이래서 물었구나! 밥 먹고 얼마 안 지났는데 아그라역이라고 내리란다. 우다이뿌르에서 잘 못 내렸던 기억 때문에 묻고 또 물었다. 옆에 앉은 현지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내린다. 우리도 내렸다. 아그라역에는 여행자보다 릭샤꾼이 더 많았다. 수많은 릭샤들 중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부르는 릭샤를 탔는데 그것은 낚시였다. 릭샤꾼은 우리를 태우고 가면서도 계속 흥정이다. 아그라 전체를 둘러보는데 300루피에 해주겠다고. 안 한다고 했더니 이번엔 타지마할 앞에서 기다릴 테니 역으로 돌아갈 때 자기 릭샤를 타란다. 뒤돌아보고 흥정하느라 속도가 안 나거니와 위험해 보였다. 안 할 거라고 단호하게 말을 한 뒤에야 앞을 보며 운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