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바다'의 꿈... 타이젠 확산에도 걸림돌

[MWC2013] 삼성전자 "바다 퇴출, 타이젠 주력"... 모바일 OS 경쟁

등록 2013.02.25 18:52수정 2013.02.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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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2011년 2월 MWC2011에서 공개한 바다폰 '웨이브2'(맨 오른쪽)와 MWC2013에서 선보일 예정인 모바일 운영체제 타이젠(맨 왼쪽)과 모질라 파이어폭스(가운데)
삼성전자가 2011년 2월 MWC2011에서 공개한 바다폰 '웨이브2'(맨 오른쪽)와 MWC2013에서 선보일 예정인 모바일 운영체제 타이젠(맨 왼쪽)과 모질라 파이어폭스(가운데)삼성전자·모질라

삼성 '바다(bada)'가 결국 사라진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맞서 모바일 운영체제(OS) '독립'을 꿈꾼 지 3년 만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5일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013에서는 새 모바일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등장에 관심이 쏠렸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한 '타이젠'(tizen)과 모질라의 '파이어폭스'(firefox) OS가 그 주인공이다.

타이젠-파이어폭스 OS 탑재 스마트폰 첫 선

홍원표 삼성전자 MSC(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은 24일(현지시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바다 OS는 '타이젠'에 흡수 통합된다"며 '바다 퇴출'을 공식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타이젠2.0 버전을 탑재한 스마트폰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타이젠'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인텔·SK텔레콤을 비롯한 세계 모바일 업체들이 함께 개발에 나선 리눅스 기반 개방형 운영체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뿐 아니라 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문제는 1000만 명이 넘는 기존 '바다폰' 사용자들이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25일 "바다2.0을 끝으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중단된다"며 "타이젠은 바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개방형 운영체제로 바다용 애플리케이션도 사용할 수 있지만 기존 바다 OS를 타이젠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기존 웨이브 사용자들을 위한 패치업 등 사후 지원은 계속 할 계획이다. 

'바다'는 삼성전자에서 지난 2009년부터 독자 개발해온 모바일 운영체제다. 지난 2010년 6월 '웨이브'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지난해 초 '웨이브3'까지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 시리즈만 10종을 선보였고 전 세계 판매량도 1000만 대가 넘는다.


가트너 조사에서 바다는 지난해 3분기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 3%를 차지해 RIM 블랙베리에 이어 전세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선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폰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바다를 끝으로 독자적인 운영체제 개발을 포기한 건 아니고 타이젠이 그 뒤를 잇게 된다"고 밝혔다.


웹브라우저로 잘 알려진 모질라 역시 이번 MWC2013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ZTE와 알카텔을 통해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였다. 유럽이나 미국보다는 중국·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제품으로 모질라 협력업체 명단에는 LG전자와 KT 등 국내 업체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새 운영체제는 차세대 인터넷 표준인 'HTML5'를 채택했고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들과 달리 다운로드가 필요 없는 '웹 앱' 기반으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다른 스마트기기간 호환도 더 자유롭다.

바다 퇴출, 새 운영체제 확산에 걸림돌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013에 옵티머스G프로 등 새 스마트폰을 선보인 LG전자(왼쪽)과 갤럭시노트8.0 등 새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선보인 삼성전자(오른쪽). 모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제품이다.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013에 옵티머스G프로 등 새 스마트폰을 선보인 LG전자(왼쪽)과 갤럭시노트8.0 등 새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선보인 삼성전자(오른쪽). 모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제품이다.LG·삼성

하지만 이들 새 운영체제 운명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당장 안드로이드나 iOS의 아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중저가 시장 등 틈새 시장부터 공략하고 나선 이유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모바일 OS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가 68.8%, 애플 iOS가 18.8%로 '빅2'가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밖에 RIM 블랙베리(4.5%)와 노키아 심비안(3.3%)이 뒤를 잇고 있지만 하락세가 뚜렷하고 그나마 '윈도우8'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2.5%) 점유율이 조금 높아졌을 뿐이다.

이번 MWC에서도 노키아가 루미아 520·720 등 '윈도우8'을 채택한 신제품을 선보였을 뿐 삼성·LG·HP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대부분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아이패드 미니·넥서스7을 겨냥한 '갤럭시노트8.0'을 비롯해 보급형 LTE 스마트폰인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아웃도어용 '갤럭시 엑스커버2' 등을 앞세웠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첫 타이젠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정작 현지 취재진들의 관심은 다음달 14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할 예정인 차기작 '갤럭시S4'에 쏠렸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급 제품인 '옵티머스G 프로'와 옵티머스뷰2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LTE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F7'와 '옵티머스 F5' 2종과 3G 제품인 옵티머스L 시리즈 3종까지 모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했다.

'바다' 퇴출 자체도 새 운영체제 선택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다. 이미 MS '윈도모바일'에서 '윈도폰'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OS 업그레이드 중단을 경험했던 스마트폰 사용자들로선 '바다' 퇴출 소식에 새 운영체제 선택을 더 망설일 수밖에 없다. '바다'를 계승한 '타이젠'이 '바다'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바다 #삼성전자 #타이젠 #파이어폭스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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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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