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70년대 어린 시절 우리가 자라왔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방카보트를 오르내릴 때 관광객이 탄 보트를 밀어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해맑다.
심명남
오늘은 아침 일찍 호핑 투어가 있는 날이다. 막탄섬 포구에 가는 길에 지프니 차에 액세서리를 파는 아이들이 차에 매달려 물건을 팔아 달라고 조른다. 한국말을 제법 하는 12살 존(John)과 11살 조너던(Jonathan)은 "한국 사람들은 잘 살고 돈도 많다, 커서 한국에 가고 싶다"며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내보였다. 방카보트에 도착했다. 햇볕에 그을린 필리핀의 어린 아이들. 마치 70년대 어린 시절 우리가 자라왔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방카보트를 오르내릴 때 관광객이 탄 보트를 밀어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해맑다.
다금바리 잡는 세부의 '팔없는 어부'들
막탄섬 앞에 보이는 '올랑고'라는 섬은 철새보호구역이다. 여긴 필리핀 특용작물인 놉을 키우는데 이곳에서 제일 부자 섬에 속한다고 한다. 필리핀은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다. 9600만 명의 인구 중 80%는 하루 법정 최저임금 7불도 못 받는 빈민들이 많은 나라다. 특히 어부들은 아이들이 노동력이다 보니 보통 한 가정에 자녀가 7~8명은 기본이란다. 이들은 한국에서 유명한 고급회 어종인 다금바리 낚시로 생계를 꾸려간다. 열대성 어류인 다금바리는 이곳에서 먹이활동을 해서 저 멀리 제주까지 간다. 10여 년 전 이곳 어부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 폭약을 이용해 고기를 잡았다. 콜라병에 화약을 담아 불을 붙여 바다에 던지면 폭발음에 놀란 고기떼가 기절한다. 이때 물위에 떠오른 다금바리를 건져 올리면 쉽게 많은 고기를 잡았다 한다. 우리를 안내한 바비 원 가이드의 말이다.
"<VJ특공대>에서 세브의 팔 없는 어부편에서도 이곳을 촬영했습니다. 어부들이 폭발물을 바다에 던져요. 터지면 상관없는데 던지다 터지면 팔이 잘려 나갑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에 팔 없는 어부가 많았죠. 지금은 24시간 경비를 서서 이곳에서 이런 행위가 근절되어 낚시로만 다금바리를 잡고 있습니다."
막탄섬에서 30분을 항해한 방카보트가 올랑고 섬 앞에 정박했다. 필리핀 바닷속 스노클링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날씨가 참 맑다. 우리가 오기 전 4개월 동안 이곳은 이상기온으로 날씨가 좋지 않아 바다체험을 못해 여행사가 피해를 봤다는데 우리 팀은 운이 좋단다.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은 스노클링으로 바닷속 물고기를 구경했다. 피시 피딩(Fish feeding)용 물고기 밥을 주니 젤리피시가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10m 깊이의 바닷속이 무서운 줄도 모르고 물속 구경에 푹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