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범 "유기동물 두 번 죽이는 일 하고 싶지 않아"

[인터뷰] 어렵고 힘든 곳을 찾아 함께하는 가수 신효범

등록 2013.03.07 19:41수정 2013.03.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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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중인 가수 신효범씨 ⓒ 이경관


한국의 휘트니 휴스턴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가수가 있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허스키한 목소리의 주인공 신효범씨다.


신효범씨는 1988년 MBC 제2회 신인가요제에서 <그대 그림자>로 금상을 수상, 다음해인 89년 <사랑을 누가> <슬플 땐 화장을 해요> 등을 실은 1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데뷔했다. 이후 <난 널 사랑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등의 히트곡을 남기며 한국 발라드계를 이끌어 온 가수다.

오랜 서울 생활을 접고 지금은 밤과 잣으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에서 새로운 삶을 위해 보금자리가 될 집짓기에 한창인 그녀를 가평의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자택 신축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 짐도 다 풀지 못하고 두 달 동안 모텔에서 생활해 입을 옷도 마땅치 않다면서 웃는 그녀는 언제나처럼 당당하고 밝은 표정이다. 그러면서도 사회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얘기를 펼쳐 나갔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신효범씨는 지난해 큰 이슈가 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및 구럼비 바위 폭파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한 푯말을 든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 지난 일이지만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폭파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낸 이유는?
"가수로서 정치적인 발언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화가 나더라고요.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는 그렇게 함부로 파손해서는 안 되는 모든 인류의 재산이거든요. 따지고 보면 한국만의 것도, 정권을 가지고 있는 누구 한사람만의 것도 아니잖아요. 더구나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 권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싫다고 하는데 공권력을 앞세워 강제로 파괴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그로 인한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전에는 좌파니 우파니 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고 특히 댓글 알바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한다.


"나를 힐책해서 상처를 받은 것이 아니라 그 시스템이 어이가 없더라고요.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이 사람들은 존재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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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중인 가수 신효범씨 ⓒ 이경관


신효범씨는 TV에 비춰지지만 않았을 뿐 그동안 다양한 공연과 활동을 해왔다. 골프마니아로도 유명한 그녀는 청각장애 후원단체 '사랑의 달팽이' 홍보대사로 활동, 청각장애인을 위한 각종 공연 및 자선골프대회에도 꾸준히 참석해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다.

동물사랑으로도 유명한 신효범씨는 고향인 가평으로 내려와 5마리의 대형견과 4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그것도 유기견이다. 보통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입양을 해오는데 소형견의 경우는 입양이 되는 편이지만 대형견이나 몸이 불편한 개들은 입양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아프고 큰 개들 위주로 입양을 한다고 한다.

- 가평으로 내려온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가평은 제 고향이기도 해요. 서울에서는 가까운 편이지만 많이 춥죠. 공기는 정말 좋아요. 농촌이라서 동물을 키우면서 살기에는 더 없이 좋아요. 제가 가평에 온 이유는 개들 때문이기도 해요."

- 모두 대형견을 입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대형견의 경우는 이쁘고 작은 강아지와 달리 동물보호소에서 입양이 잘 안 돼요. 특히 아픈 개는 더욱 그렇죠. 그래서 제가 입양을 해요. 제가 키우고 있는 개 중에는 차우차우가 있는데 대전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입양을 해 왔어요. 아픈 개였죠. 입양하지 않으면 바로 안락사를 시킨데요. 입양해서 15일 동안 병원치료하고 지극정성으로 돌보니까 병이 나았어요. 개 인생에서 15일이면 살 수도 있는 개를 치료도 해 보지 않고 왜 죽이냐는 거죠. 목숨이라는 것이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잖아요."

신효범씨는 동물을 돌보느라 아파트에 살아본 적이 없다. 34살 이후 주택으로 이사해서 가평에 새 집을 짓는 지금까지도 줄곧 개들을 돌보면서 살았다. 그러면서도 서울이나 도심권에서 대형견이 놀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지난해 PETA와 국내 동물보호단체가 주관한 '인조모피패션쇼'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봤는데 동물보호단체에서도 활동을 하는지?
"아니요. 특별히 활동하는 곳은 없어요. 조심스럽고 더 살펴봐야 할 부분이지만 아직까지 동물보호단체들이 기부받는 기부금들이 투명하게 동물을 위해서 사용되는지 확신이 가지 않아요. 그런 상태에서 단지 좋은 뜻 하나만 갖고 동참할 수는 없다는 거죠. 물론 넓은 의미에서 버림받고 고통받는 동물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취지는 좋기 때문에 '인조모피패션쇼' 행사에도 참여했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닿는 능력에 한해서만 활동을 할 생각이에요"

- 직접 동물보호 활동을 해볼 생각은 있는지?
"제 생각에는 그 아이들을 위해서 선동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해보고도 싶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제 명예를 위해 그런 행동을 부각시키거나 하는 행동은 싫어요. 가끔 유기동물의 현실에 부딪치게 될 때 병원시설이 있고 보호시설이 있는 곳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많이 생겨요. 순수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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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범씨가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사모예드 '누구' ⓒ 이경관


국내에는 많은 동물보호단체들과 인터넷카페 등이 있다. 모두가 제 각각 후원을 통해 유기동물보호소를 돕거나 동물을 구조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잡음이 끈이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동물보호는 명목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후원금 문제나 운영상의 문제를 놓고 일부 인터넷카페와 개인유기동물보호소에서는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신효범씨는 동물보호단체에 직접 참여해서 활동하는 부분은 여러가지 이유로 매우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는 반려동물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아쉬워했다.

"반려동물을 위해서 어떤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 '먹고살기 편한 소리 한다' 이렇게 말을 해요.'굶어죽는 아이들도 많은데 개, 고양이가 뭔 문제냐'라는 거죠. 하지만 사람은 인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하지만 동물들은 그렇지 못해요. 동물들도 공포를 느끼는 감정의 존재인데 그 공포를 왜 무시하느냐는 거예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졌을 때 그것을 실천으로 옮긴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자신의 삶과 직결된 부분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가수 신효범씨는 달랐다. 청각장애인에서부터 유기견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어둡고 힘든 곳을 찾아 함께 하는 모습에서 신효범씨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와 유사하게 애견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신효범 #청각장애인 #휘트니휴스턴 #동물사랑 #애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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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가야할 곳을 현실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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