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군의 장학금 조성액, 40억여원 넘어

등록 2013.03.13 16:23수정 2013.03.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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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연탄 한장이 판매될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매년 2백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기탁하는 강석숭 할아버지

연탄 한장이 판매될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매년 2백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기탁하는 강석숭 할아버지 ⓒ 신광태

강원도 화천군(군수 정갑철)의 장학금 조성 액이 40억 원을 넘어섰다. 화천군의 연간 예산규모는 2천여억 원, 자립도 11.7%, 화천군이 인구 2만5천명에 지나지 않은 산골마을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놀라운 규모다.

조성액이 40억 원에 이르자 군은 지난해 96명의 학생들에게 개별 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50억 원이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지역 내 중·고교 출신 대학생들에게 매년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역 인재를 양성하다는 의도에서이다.

그러면 화천군에 어떻게 이 같은 규모의 장학금이 조성되었을까? 장학금 조성 방법의 흥미로운 부분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연탄 한 장당 10원씩 모아 장학금으로 낸 할아버지

2006년 군은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로 하고, '1인 1인재 육성 후원금' 구좌를 개설했다. 주민들이 매월 1만 원씩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이다. 2006년부터 시작한 후원금은 2013년 현재 450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그 규모만 2억3700만 원에 이른다.

또한 매년 1월에 열리는 산천어축제가 끝나면 각급 단체를 비롯한 상가 등에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장학금을 내놓는다. 축제로 인해 기대 이상의 수입을 창출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어느 특정 단체에서 장학금을 기탁하면 타 단체의 경쟁 유발효과로 이어진다는 것도 흥미롭다.

화천읍 내에서 40년 동안 연탄가게를 운영하는 강석숭 할아버지(71)의 이야기는 세상을 훈훈하게 했다. 강 할아버지는 연탄 한 장을 팔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모은 돈을 매년 2월이면 장학금으로 기탁한다. 할아버지는 2011년 282만 원, 2012년 272만 원 기탁한 데 이어 금년도에도 242만 원을 기탁했다.


첫 월급 전액을 장학금으로 낸 순경도 있다

a  유태상 순경, 그는 첫 월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내기도 했다.

유태상 순경, 그는 첫 월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내기도 했다. ⓒ 신광태

"작은 성의로 생각하시고,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난 2월 화천의 모 부대에서 근무하다 타 부대로 전출을 가게 되었다는 어느 장교가 화천군수실을 찾아 3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군에서 운영하는 해외유학, 학습관운영 등의 프로그램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라는 것이 기탁 이유였다.

지역 내 모 주류업체에서는 화천에서 소주 한 병이 판매되면 60원의 장학금을 조성해 매년 600여만 원의 장학금을 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군민들은 으레 그 술만 찾는 풍조가 조성되기도 했다.

또 어느 음료회사는 매월 정기적으로 10만 원씩, 모 택배 회사에서는 차량 한 대의 물량이 나갈 때마다 1만 원씩 내고, 어느 내고장사랑 카드 회사에서는 카드사용액의 0.2%를 장학금으로 내놓는 것을 비롯해 모 보험회사 대표는 보험가입 건당 1000원, 간동 농협은 가공판매제품 매출액의 1%, 지역 특산물 판매업소인 '화천애' 대표 또한 판매금액의 1%를 장학금으로 기탁한다.

특이한 경우도 있다. 2010년 화천경찰서 유태상 순경은 첫 월급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  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자신의 꿈인 경찰이 되기까지 군으로부터 지원받은 장학금이 큰 도움이 되었다"며 "학창시절부터 첫 월급은 고향 후배를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기로 마음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화천군 장학회는 1996년도에 설립됐다. 지금까지 장학금 지급 규모만 8억4385만9000원이 넘는다. 장홍일 평생교육담당은 "얼마 되지 않은 장학금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후에 국가의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기자는 화천군청 관광기획 담당입니다.
#화천군 장학회 #강석숭 #유태상 #화천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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