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의 '매우 바빴던' 장관 지명 다음날

[현장-경제부총리 국회 인사청문회] 그날 하루 낸 돈만 1142만원

등록 2013.03.13 15:14수정 2013.03.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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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탈루 및 지각납부 의혹 등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탈루 및 지각납부 의혹 등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지난 2월 18일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매우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날은 장관 후보자 지명 바로 다음날이었다.

현 후보자는 먼저 2009년 장남에게 증여한 돈에 대한 증여세 485만1천 원을 4년이 지난 그날, 분당세무서에 납부했다. 또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에 걸쳐 누락된 종합소득세 32만370원을 역시 분당세무서에 납부했다.

이후 그는 분당구청에 가서 역시 누락됐던 지방소득세 3만2040원을 냈다. 그런데 분당구청에서 지방소득세 납세 처리가 늦어지자 다음날인 19일 온라인으로 중복 납부를 했다.

또 있다. KDI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주말에 42차례 걸쳐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고 언론에 보도되자 역시 18일 622만 원을 반납했다. 이렇게 장관으로 지명된 바로 다음날 현 후보자가 낸 돈은 모두 1142만3410원에 달한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열린 현 후보자 인사청문회 오전 질의에서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같은 행태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위 사실과 함께 2005년 7월 현 후보자가 딸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서 이틀 전 신한은행에서 3억3600만 원을 대출받아 그 채무를 같이 넘기는 '부담부 증여'를 함으로써 약 7000만 원 정도 세금을 덜 낸 사실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경제부총리라는 경제 총수가 되겠다는 사람이 세금에 대해서 이런 태도를 갖는 것, 국민들이 어떻게 볼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따졌다.

현 후보자는 "지각납부에 대해서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이번에 늦게라도 내서 시정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런 점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쏟아진 현오석 경제부총리 향한 질타

청문회에서는 현 위원장의 능력에 대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같은당 윤호중 의원은 현 후보자가 KDI 원장 시절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리더십 평가에서 수년간 60점 이하 낙제점을 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왜 이런 평가가 나왔나 살펴보니 2012년 KDI에 대한 정부정책 수용도 평가에서 95.7%로 최고를 기록했다, 95%가 넘는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자기 목소리를 안 냈다는 것"이라며 "이는 원장으로서 거수기 역할만, 예스맨 역할만 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은 현 후보자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시절인 2007년과 2008년 무역협회 직원 200여 명이 임원 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향평가에서 압도적으로 꼴찌를 한 자료 원본을 청문회장에서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현 후보자는 2007년 총 6개 평가항목 중 4개 항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2개 항목에서 8위에 그쳐 종합 꼴찌였다. 2008년에는 더 나아가 총 5개 항목 모두 꼴찌였는데, 특히 '신뢰성' 항목은 1점대에 그쳤다(5점 만점).

박 의원은 "민간기관인 무역협회에서도 낙제, 공공기관인 KDI에서도 낙제, 가는 기관마다 평가에서 꼴찌를 했는데, 이런 후보자가 대한민국 경제 수장으로서 자격이 되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현 후보자는 "기관장 리더십 평가가 상당부터 개선되는 과정에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지적처럼 좀 더 많은 소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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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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