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으로 인사하는 지율스님'천성산 지킴이'로 알려진 지율 스님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관에서 4대강 다큐멘터리 '모래가 흐르는 강' 시사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기 위해 무대로 나오고 있다.
지율 스님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내성천 강가에 머물며 영주댐 건설공사로 인한 내성천의 변화 모습을 기록했다. 지율 스님이 직접 촬영, 편집,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오는 28일 독립영화관 인디스페이스, 인디플러스 외 전국 주요 도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유성호
물길 따라 내려온 모래는 조용히 두 발을 감싸 안았다. 몇 초 후 모래에 폭 안긴 지율 스님의 발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지율 스님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모아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모래가 흐르는 강> 속 한 장면이다. 2005년 천성산을 지키기 위해 음식을 끊었던 스님은 2008년 9월, 카메라를 들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살리기사업을 착공한다는 뉴스를 본 직후였다.
공사로 파헤쳐진 산, 무너져가는 강을 기록하던 스님은 2011년 낙동강 지류인 경상북도 영주시 내성천에 이르렀다. 빗물과 함께 스며든 소백산 암석은 금빛 모래로 변해 내성천에 흘렀다. 하지만 내성천 하류에는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두 개의 보가 들어설 예정이었고, 상류에는 영주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때부터 내성천은 계속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지율 스님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모래가 흐르는 강> 시사회에서 "(촬영 기간 동안) 항상 슬프고, 항상 기뻤다"고 말했다. "제 경험을 사람들과 어떻게 나눠야 사회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촬영 어려워도 카메라 꽉 잡은 스님 "너무 낡아 주인에게 못 돌려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