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족 "진주의료원, 강제휴업 말아주세요" 호소

18일 경남도청 찾아 기자회견... 홍준표 지사 "강성노조 해방구" 발언

등록 2013.03.18 12:02수정 2013.03.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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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입원 환자와 가족들은 "갈 데 없는 처지를 헤아려 계속 치료받을 수 있도록 강제휴업을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며 강성 발언했다.

경남도는 지난 2월 26일 적자 등의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했고, 경남도의회에 진주의료원을 '도립 의료원'에서 제외하는 조례 개정안을 제출해 놓았다. 이 조례 개정안은 현재 입법예고 기간에 있으며, 4월 초에 처리될 예정이다. 경남도는 폐업에 앞서 '휴업'할 예정이다. 현재 진주의료원에는 환자 120여 명이 입원해 있다.

환자-가족 "강제휴업을 하지 말아달라" 호소

진주의료원 입원환자·가족 10여 명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박광희 목사(진주평강교회)를 비롯한 이들은 강제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a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복도 문이 닫히고 경비원이 배치되자 바닥에 앉아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복도 문이 닫히고 경비원이 배치되자 바닥에 앉아 있다. ⓒ 윤성효


a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 윤성효


박 목사는 "어머니가 작년 10월 18일 뇌졸중으로 의료원에 입원해서, 오늘로 꼭 5개월째 누워 계신다"며 "의료원으로 옮기기 전에 대학병원에 한 달 남짓 있었는데, 병원비가 대충 400만 원, 간병비 300만 원, 소모품비, 주차비, 서울·부산에서 면회 오고 밥 사먹고 하니까 한 달에 1000만 원 들어가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원으로 옮겨 다행히 '보호자없는병실' 빈자리가 있어 하루 간병비 2만 원 진료비 120만 원, 한 달에 200만 원만 하면 되는 거였다. 1/4밖에 안 드니까 공짜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특단의 조치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사실 6개월 넘어 가면 형제자매 끼리 등 돌리고 남남되는 경우가 많이 보지 않느냐. 엄청난 사회적 문제다. 그래서 공공의료가 꼭 필요하다. 사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다는 건 비참한 일 아니냐. 자식으로서 평생 죄책감을 떨쳐 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를 맹비난했다. 박 목사는 "보궐선거로 당선된 도지사가, 임기 1년 몇 개월 남은 도지사가 103년 된 병원을 하루 아침에 없애라 어째라.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진주에 '제2 도청사'를 설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거 없어도 우리는 아무 문제 없다. 1년에 아니 10년에 도청 몇 번 가느냐. 평생에 도청 한 번도 안 가보고 죽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지금은 갈 데가 없다.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워 도청으로 와야 할 판이다. 어디든 가야 할 것 같아 알아보았는데, 지금의 의료원 수준으로 갈만한 데가 없다"고 말했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뇌출혈 등으로 입원해 있다고 한 박미애씨는 "보름 전 도청에서 전화가 와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라고 하더라. 우리는 한 달이나 단기로 가 있을 수 없다. 장기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이 있어야 하는데 없고, 민간병원은 접수조차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13년째 의료원 환자인 이갑상(79)씨는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데, 병원비는 노인연금수당 등으로 연명하고 있다. 다른 민간 병원에 가면 치료조차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건물 복도 문 닫아

환자·가족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홍준표 경남지사를 면담하려고 했지만 막혔다. 도지사실은 건물 2층에 있는데, 경남도청은 중간 복도 문을 닫고 경비원들이 지키도록 했다. 환자․가족들은 복도 바닥에 앉아 있다.

석영철·여영국·강성훈·이종엽·조형래 경남도의원도 이들과 함께했다. 석영철 의원은 "어떻게 하든 진주의료원 폐업과 휴업은 막아야 한다. 환자와 가족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a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복도 문이 닫히고 경비원이 배치되자 바닥에 앉아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복도 문이 닫히고 경비원이 배치되자 바닥에 앉아 있다. ⓒ 윤성효


a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경남도청은 복도 문을 닫고 경비원을 배치하자 바닥에 앉아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경남도청은 복도 문을 닫고 경비원을 배치하자 바닥에 앉아 있다. ⓒ 윤성효


여영국 의원은 "조금 전 홍준표 지사가 간부회의를 하면서 '진주의료원은 강성 노조의 해방구'라고 발언했다"면서 "의료원은 7개월째 임금 체불이고, 구조조정도 하기로 했다. 강성노조가 그렇게 하겠느냐. 말이 안된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보면, 홍준표 지사의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경남도청 건물 밖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경남도청 출입문은 모두 닫혀 있으며 경비원이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시키고 있다.

박광희 목사는 "'당당한 경남'이라고 하더니 이런 게 당당한 것이냐. 당당하면 나와서 대화에 응하라"고 말했다. 휴업 방침에 대해, 박현성 노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 조직부장은 "환자가 입원해 있는데 휴업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강제휴업하면 인권 문제도 있다. 경남도는 법적으로도 무리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료원은 강성노조 해방구"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 해방구'라고 발언했다. 홍 지사는 18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홍 지사는 "진주는 인구 34만 명인데, 의료병원시설이 과잉이다.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로 변해버렸다"며 "진주의료원에 투입할 돈을 서부경남지역 의료낙후지역에 투입하겠다. 매년 5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서북구 경남지역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원 운영 과정에서 부정부패, 리베이트가 있었는지에 대해 감사실과 법무담당관실에서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진주의료원에 대한 2009년과 2011년 감사 결과를 언급한 홍 지사는 "부당하게 지급된 엄청난 액수가 아직 환수되지 않았고, 당사자는 사법처리가 되지 않았다"며 "속히 환수조치하고 사법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경남도청은 복도 문을 닫고 경비원을 배치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자와 가족들이 홍준표 지사를 만나기 위해 가자 경남도청은 복도 문을 닫고 경비원을 배치했다. ⓒ 윤성효


a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건물 밖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했던 경남도가 '휴업' 예정인 가운데,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들은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휴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건물 밖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 ⓒ 윤성효


#진주의료원 #홍준표 #보건의료산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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