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2장 포드 집 정원. 마을의 여인들-메그(김정미, 메조 소프라노), 퀴클리(티쉬나 본, 메조 소프라노), 알리체(미리암 고든 스튜어트, 소프라노), 난네타(서활란, 소프라노) -이 팔스타프의 편지를 보고 그를 골탕먹일 방법을 의논중이다.
문성식
팔스타프 역의 영국출신 바리톤 앤서니 마이클스 무어는 팔스타프와 리골레토 전문배우답게 우렁찬 파워와 중후한 목소리를 뽐내면서도 여자에게 추근대는 익살스러운 연기까지 훌륭히 보여주었다.
그가 뚱뚱한 배를 자랑스럽게 내세우며, 1막에서 자신의 뚱뚱한 배를 자랑스러워하며 여자들에게 편지로 접근할 계획을 하는 장면, 2막에서 알리체에게 스코틀랜드 전통의상 킬트를 입고 추근대는 장면, 들킬까봐 세탁바구니에 숨다가 창문밖으로 던져지는 장면 등 여러 다양한 장면에서 코믹하면서도 중후한 멋을 잃지 않는 성악 연기를 보여주었다. 알리체의 부인 포드 역의 바리톤 이응광 역시 중저음의 시원한 목소리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2막 1장 포드 집 정원에서 여자들이 팔스타프의 편지를 보고 그를 골탕먹일 계획을 세우는 장면도 경쾌하고 재미있다. 알리체 역의 메조 소프라노 미리암 고든 스튜어트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자연스럽고 때론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주었다. 극의 구조적으로는 2막 1장까지 이야기 전개에 바쁘다가 2막 2장이 되어서야 군중장면과 팔스타프를 찾기 위한 바쁜 움직임, 팔스타프가 물에 던져지는 황당하고도 통쾌한 장면은 이제야 이 오페라가 좀 재밌구나하는 포인트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