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대전지부가 지난 4월 8일 부터 23일까지 대전 지역 초·중·고 10개 학교, 20개 학급 662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전 학생 학교생활 실태 설문조사' 결과표(단위 %).
전교조대전지부
전교조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결과로, 학생들에게 고민이 생겼을 때 더 이상 선생님께 고민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고민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털어놓는가'라는 질문에 '고민을 선생님께 말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생 9.8%, 중학생 2.6%, 고교생 1.5%에 불과했다. 중고교생은 아예 선생님을 고민상담자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반해 '친구에게 털어놓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생은 24.7%, 중학생은 56.3%, 고교생은 69.2%의 비율을 보여 명확한 대조를 보였다.
이는 사제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는 방증으로 ▲21세기 학교문화가 여전히 지시 및 통제 위주의 전근대적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경찰 등 외부세력이 개입해 해결을 꾀함으로써 교사의 위상이 실추되고 있다는 점 ▲교원평가 및 일제고사, 학교평가 등을 통한 교사․학생․학교 줄 세우기로 사제 간의 인간적인 만남의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고 전교조는 분석했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소지와 관련한 질문에서 초등학생은 10명 중 6명이(59.3%), 중학생은 81%가, 그리고 고등학생은 무려 86.4%가 3G, 4G 등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은 초등학생은 20.6%에 그쳤고, 고등학생의 경우 100명 중 1명(1.5%)에 불과했다.
하루 휴대폰 사용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하루 1시간 미만 사용한다'는 응답이 초등 54.6%, 중학교 23.0%, 고등학교 32.8%를 차지했다. 휴대폰 중독이 의심된다고 볼 수 있는 '하루 3시간 이상'의 경우에는 초등 16.0%, 중학생 38.5%, 고등학생 21.7%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의 나쁜 점을 묻는 질문에는 초등학생 76.3%, 중학생 80.0%, 고등학생 74.8%가 '공부에 방해가 되고, 중독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가장 높게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하루에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응답 학생들의 절반 정도가(51.5%) 부모님과 하루 30분도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답해 문제가 심각한 상태라고 전교조는 분석했다.
심지어 이 같은 응답이 초등학생도 43%를 넘었고, 중학생은 50.7%, 고등학생은 60.8%에 이르는 것으로 응답해 사실상 부모와 거의 대화를 안 하거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전교조대전지부는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면서 "고민이 생겼을 때 선생님께 말하겠다는 초등학생이 9.8%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제고사, 교원평가, 학교평가 등 비인간적 경쟁 기제가 사제 관계마저 심각하게 왜곡시킨 탓임에는 틀림없지만,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고 살피지 못한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전시교육청 역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면서 "'휴대폰 중독' 항목의 경우, 필요하면 즉각 전수조사를 실시해 체계적인 치유 및 예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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