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의 한 장면. 결혼 준비로 어려움을 겪던 혜윤은 "우리 사랑은 현실에 졌어"라며 정훈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JTBC
사실 이 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을 때 '경쟁자'가 있었다. 바로 <오마이뉴스> S선배. S선배는 전직 기자 출신 예비 신부와 함께 블로그에 결혼 준비기를 연재할 예정이었지만, 결혼 일정이 생각보다 급하게 잡히면서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다.
경쟁자도 없어(?)졌겠다. '소박한 결혼 프로젝트 책으로 만들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데 또 다른 난관이 등장했다. 바로, 상견례에서 양가 부모님 모두가 우리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갈등구조'가 사라졌다는 것. 모두가 알다시피, '이야기'의 재미는 '갈등'에 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다들 국어시간에 배우지 않았는가.
또 다른 난관은 나와 '곰씨'가 딱히 '결혼 준비'를 하는 게 없다는 것이다. 상견례 완료. 결혼식장 예약 완료. 신혼여행 예약 완료. 결혼식이 10월이니 벌써부터 집을 알아보러 다닐 수도 없고, 웨딩 촬영은 안 하기로 했고, 예단이랑 예물도 양가가 각자 간소하게 하기로 했다. 결혼식을 어떻게 하면 특별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여름 지나고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결혼 준비 잘 돼가?",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아무것도 안 하는데요"다. 그러고 보니 책이 문제가 아니라 '소박한 결혼 프로젝트' 연재도 위기를 맞은 건 아닐는지….
'일책사' 회원님들께 조언을 구했다. 이날 일책사 모임에서는 주옥같은 아이템이 많이 나왔다. 회원님들은 서로의 아이템에 대해 따스하고도 날카로운 조언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이라면 내 고민도 해결해 주겠지'라고 생각하며, '소박한 결혼 프로젝트 책으로 만들기 프로젝트'에 닥쳐온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순간, 모두가 얼음땡이라도 맞은 듯 조용해졌다. '저… 저기…요. 이 사람들아.' 그러던 중, 후배 '털보'님이 입을 열었다.
"아… 잘 됐는데, 어렵네요." 동기 '오로빌'님도 거들었다.
"그러게. 어렵네. (멋쩍은 듯) 하하."선배 '방짜'님이 사태를 수습했다.
"우리 모토는 그냥 고(Go)야, 고(Go)! 쓰다보면 답이 나올 거야." '소박한 결혼'이 낳은 것 중 하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