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3대 대형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집권 2기, 예상치 못했던 3대 대형 악재에 정권 기반 휘청

등록 2013.05.17 15:25수정 2013.05.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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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순탄하게 출발했던 미국의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이른바 대형 '3대 악재'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더구나 이 악재들은 모두 정권의 도덕성과 관련이 되어 있어 미 정가에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첫 번째 악재는 이미 한 차례 의혹이 불거졌던 리비아 미 영사관 테러 관련이다. 최근 지난해 9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발생했던 미국영사관 테러와 관련해 추가 의혹이 터져 나왔다. 미 국무부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테러 관련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100여 쪽에 달하는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이메일 기록들을 공개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의혹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두 번째 악재는 미국 국세청(IRS)이 작년 대선 기간 중에 이른바 '티파티(Tea-party) 등 공화당을 지지한 보수 단체들을 표적 세무 조사했다는 의혹이다. 관련자들의 진술과 언론들의 폭로 보도로 일정 부분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태가 더욱 악화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스티븐 밀러 국세청장 대행 대신 자신의 최측근인 백악관 예산관리국 출신 대니 워펄을 국세청장에 임명하는 등 사태를 수습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미 공화당이 이미 청문회 등을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벼르고 있어 과연 새로 투입된 위펄이 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세 번째 악재는 미국 정부가 최근 정보 기밀의 유출자를 색출한다는 구실로 언론사인 AP통신의 전화통화 기록 등을 압수수색한 사실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사태는 기밀정보 보호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며 "언론인의 기밀정보 보호권 보장 법안이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좀처럼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언론들 "오바마 이미지 심각 훼손"... "돌파구 찾을지 미지수"

이러한 초대형 악재 속에 이를 바라보는 언론들의 평가도 오바마를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영국의 <델레그래프통신>은 "이제 오바마에게 있어 허니문은 끝났다"며 "'우리가 믿는 변화'라는 모토가 결국 '일상적인 더러운 비즈니스'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중과 언론에 대한 오바마의 이미지가 급속도로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의 신뢰 추락'이라는 기명 칼럼 등을 싣고 "정부의 기반이 되는 '신뢰'를 훼손한 이러한 스캔들은 오바마의 권위를 낮추게 할 것"이라며 이번 일련의 사태가 이른바 '오바마판 워터게이트'로 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16일 '오바마, 출혈을 막기 위해 노력'이라는 기사를 통하여 "오바마 대통령이 일련의 스캔들과 관련하여 파문 최소화를 위해 단호한 조치들을 내어 놓았다"며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거두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 공화당, 오바마 행정부 공격할 최대 호기 맞아

이에 반해 미국 공화당은 대형 호재를 잇달아 만났다는 듯 반색을 하며 "공격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라며 이번 오바마의 3대 악재를 국면 전환의 기회로 삼으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대럴 아이사(공화,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오바마는 (이제) 바른 목소리를 세워야 한다"며 "대통령은 앞으로 (반드시) 의회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공세를 이어 갔다.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오바마 정부의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이 시작됐다"며 이번 스캔들을 오바마 행정부의 신뢰성에 대한 공격 호재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른바 '시퀘스터' 등 연방 예산 삭감 문제를 비롯한 산적한 현안이 놓인 가운데 뜻밖의 대형 3대 악재에 둘러싸여 휘청거리는 오바마 2기 행정부가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미 공화당 #스캔덜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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