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잔디의 솜털에 맺힌 이슬
김민수
그러나 알아야 합니다. 그런 말들이 결코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현실이 아무리 고달픈 것 같아도 아름다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아름다운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현실 속에서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것을 바라본다고 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똑같은 상황이라면 좋은 것을 보는 이들이 덜 상처를 받는 것이니까요.
참이슬이 맺혔습니다. 피어난 찔레꽃이 이슬 안에 새겨진 아침입니다. 그들을 담으려 무릎을 꿇으니 무릎에 흙의 기운이 느껴지고,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들이대고 그들을 바라보니 찔레향이 코를 간지럽힙니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흙과 이렇게 가까이 내 몸을 밀착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흙으로 돌아가는 훈련의 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름다운 것, 그것은 멀리에 있지 않습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한탄만 하면 내 마음을 다치고, 내 마음이 다치면 내 주변에 있는 이들도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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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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