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이스카우트, 청소년 동성애자에 문 연다

지도부 투표에서 동성애자 회원 가입 승인... 창립 103년 만에 결단

등록 2013.05.24 18:06수정 2013.05.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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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이스카우트의 동성애자 회원 가입 승인을 보도하는 CNN방송
미국 보이스카우트의 동성애자 회원 가입 승인을 보도하는 CNN방송CNN

미국 보이스카우트(BSA)가 창립 103년 역사상 처음으로 청소년 동성애자 가입을 승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24일(한국시각) "보이스카우트가 미국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지역 대표 1400명이 참석한 투표를 통해 찬성 61%로 청소년 동성애자 가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이스카우트는 투표 결과에 따라 "성적 기호에 따라 보이스카우트 가입이 거부되는 청소년은 없을 것"이라는 결의안을 발표했으며, 새로운 규정은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하지만 성인 동성애자의 가입은 계속 금지하기로 했다.

보이스카우트는 1907년 영국의 R.S.베이든 파월이 건전한 청소년 육성을 위한 사회운동을 목표로 창설했다. 1910년 창립된 미국 조직은 260만 명의 회원과 10만 개의 지부를 갖춘 미국 최대 청소년 단체다.

보이스카우트는 그동안 동성애자와 무신론자의 가입을 금지하며 논란이 되었지만 지난 2000년 미국 대법원은 동성애자 가입 금지는 보이스카우트의 정당한 권리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동성애자 단체의 거센 반발이 계속됐고,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한 목소리로 보이스카우트가 동성애자 회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압박했다.

또한 일부 진보 성향의 단체가 동성애자 차별에 반대해 후원을 중단하면서 재정적 타격까지 입은 보이스카우트는 결국 100년 넘게 지켜온 동성애자 가입 금지 규정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수 성향의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가족연구위원회(FRC)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의 충격이 크다"며 "수십만 명의 보이스카우트 단원과 학부모가 돌아설 것"이라고 비난했다.

익명의 보이스카우트 연맹 관계자는 "동성애자 회원의 가입이 시작되면 보수 성향의 단체와 종교 단체가 보이스카우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동성애자 단체는 크게 환영했다. 미국 동성애자 차별반대연합(GLAAD)의 리치 페라로는 "보이스카우트의 투표 결과는 전국 동성애자 청소년을 위한 큰 승리"라며 "성인 동성애자 가입도 곧 허용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밝혔다.
#보이스카우트 #동성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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