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 민족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변국들의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라고 쓰고 있다. 하지만 국사편찬위원회가 오히려 역사왜곡 교과서를 통과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역사 바로알기 대회'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변국들의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위원회는 우리 국민과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알고 소중히 여기도록 하기 위해 2006년부터 '한국사능력 검정시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태진 "주변국 역사왜곡...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 소중함 알리겠다"
국사편찬위원회 누리집에 올라온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의 글입니다.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입니다. 일본은 식민지 지배와 종군위안부 따위에서 역사왜곡을 서슴지 않고, 지금은 조금 잠잠하지만 중국 역시 '동북공정'으로 역사를 왜곡합니다. 다른 점은 중국은 고대사를, 일본은 현대사를 왜곡합니다.
주변국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민과 미래 세대에게 우리 역사를 바로 가르치기 위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치르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오히려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승만 국부론'을 설파하고, '5.16군사반란'을 '5.16혁명'으로 지칭하면서 현행 한국현대사를 '좌편향'으로 몰아붙였던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교과사가 지난달 10일 국사편찬위원회 역사교과서 검정심의위원회의 검정 본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수정과 보완을 거쳐 올 8월 30일 최종 통과여부가 결정됩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검정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가 최종심에서 탈락한 경우는 없습니다.
일부 누리꾼이 교과서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는데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로, 일제식민지를 "그 시기는 억압과 투쟁의 역사만은 아니었다.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이기도 하였다"는 내용이 보이지만, 아직 정확하게 어떻게 기술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08년 박근혜 "뉴라이트 교과서 덕분에 걱정 덜게 됐다" 하지만 그 동안 뉴라이트가 현대사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안다면 검정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 집필 내용이 어떻게 될지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08년 5월 뉴라이트가 펴낸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만든 책으로 ▲ 식민지 근대화론을 인정하고 ▲ 제주 4·3 사건을 좌파 세력의 반란으로 규정하며 ▲ 이승만·박정희 반공 독재체제를 긍정한 내용을 담아 논란을 빚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 평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뜻있는 이들이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청소년들이 잘못된 역사관을 키우는 것을 크게 걱정했는데 이제 걱정을 덜게 됐다"며 대안교과서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집필진에게 "필자 여러분이야 말로 후손들을 위해 큰 일을 하셨고, 덕분에 걱정을 덜게 됐다"며 "나라는 인간에게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성장한 몸에 걸맞게 혼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추켜세웠습니다.
현대사 전공자 3분의 1뿐인 '한국현대사학회'그리고 이번에 검증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를 집필한 '한국현대사학회'(회장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지난 2011년 5월 출범했습니다.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환영했습니다.
국사학계의 한국 근·현대사 연구가 지난 수십년 동안 '반(反)외세' '민중' '내재적 발전론'의 틀에 얽매여 있는 사이 인접 인문·사회과학에선 한말과 일제시대, 대한민국사 연구의 새로운 성과들을 쌓아왔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이런 성과들을 토대로 대한민국 국민의 참 역사상(像)을 제시해야 한다.-2011.05.11<조선일보> 한국현대사학회, 대한민국 참 역사像을 보여주라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해방과 분단,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산업화·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부끄러워하는 듯한 서술, 이미 실패한 북한체제를 선망하는 듯한 표현은 꼭 시정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는 나라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공동체의 영혼을 가르치는 도구다. 역사 바로 세우기의 출발이자 핵심이다.-2011.05.20 <중앙일보> 현대사학회 출범, 올바른 역사 정립 계기로1948년 8·15 건국마저 흠집을 내면서 대한민국 정부를 '태어나선 안될 정부'라는 식으로 매도해온 자학사관은 국사학계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청산해야 할 절박한 과제다(중략)세계가 부러워하는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 역시 자랑스러워하긴커녕 '기회주의가 득세한 시대'라는 식으로 깎아내리는 잘못된 풍조가 온존하고 있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대한민국 현대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출범한 한국현대사학회에 역사학계 안팎의 기대가 크다.-2011.05.20 <문화일보> 한국현대사학회 발족과 自虐史觀의 청산그런데 이름은 '한국현대사학회'이면서 현대사 전공자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사학회 누리집을 통해 이사·고문·상임위원 등 핵심 인사들의 전공을 분석한 결과 근대사까지 분야를 넓혀도 학회 이름에 걸맞은 전공자는 61명 중 8명에 그쳤습니다. 동서양사까지 포함해도 역사 전공자는 3분의 1 수준인 19명에 불과했습니다.(5월 31일 <경향신문> '현대사 전공자 많지 않은 '현대사학회'' 참고)
한국현대사를 전공한 이들이 3분의 1밖에 안 되는 데 어떻게 현대사가 왜곡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고, 바로 잡을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이들은 비전문가 아닙니다. 다른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현대사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들이 현행 현대사가 좌편향됐다거나, 자학사관이라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 "남로당식 사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