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수많은 꽃송이가 피었건만 그 줄기에서는 밤 한 송이가 열린다.
김민수
그 거리는 그냥 기다란 벌레같이 생긴 밤꽃줄기에 수백송이 어쩌면 수천송이의 꽃이 피어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적당한 거리'라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든가?
이것도저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옳고그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적당한 거리라고 할 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닐 터이다.
어스름 어둠이 내리고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내려앉는 시간이면 밤꽃향기는 한껏 내려앉아 사람들의 코높이까지 키를 낮춘다. 이맘때 피어나는 다른 꽃들에 비해 좋은 향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요즘 피어나는 다른 향기 좋은 꽃들이나 화사한 꽃들보다 실한 열매를 주는 꽃이 밤꽃이니 고마운 일이다.
쥐똥나무, 병꽃나무, 으아리, 개망초....그 많은 꽃들 사이에서 그닥 예쁠것도 없는 꽃에서 그닥 향기롭지 않은 꽃향기가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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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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