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 <백조의 호수> 주역 데뷔... 관객 찬사

청순한 백조, 관능미의 흑조 변신... 테크닉과 연기력 입증

등록 2013.06.22 15:07수정 2013.06.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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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오뎃 역의 서희 '백조의 호수'에서 오뎃의 180도 점프 그랑제테(grand jete)를 보여주고 있다희. Photo: Gene Schiavone
백조 오뎃 역의 서희'백조의 호수'에서 오뎃의 180도 점프 그랑제테(grand jete)를 보여주고 있다희. Photo: Gene Schiavone Gene Schiavone

아메리칸발레시어터(American Ballet Theater)의 주역 댄서 서희(Hee Seo, 27)씨가 19일 '백조의 호수(Swan Lake)'의 주역 데뷔 공연에서 찬사를 받았다.

서희씨는 이미 코르드 발레 시절이던 2009년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또, 솔로이스트 시절엔 '지젤' '라 바야데르' '오네긴'까지 주역을 섭렵하면서 지난해 7월 주역/수석 무용수(principal dancer)로 초고속 발탁됐다.


'백조의 호수'는 발레리나들의 드림 롤(dream role)이다. 순수하고 가련한 백조 오뎃과 관능적이며 사악한 흑조 오딜의 두 역을 소화해야 하기에 테크닉은 물론 연기력이 조화되어야 한다.

서희와 마르첼로 고메즈 주역댄서 11년째인 베테랑 마르첼로 고메즈와 파드되를 추고 있다.
서희와 마르첼로 고메즈주역댄서 11년째인 베테랑 마르첼로 고메즈와 파드되를 추고 있다.Gene Schiavone

서희씨는 마법에 걸린 비련의 백조 오뎃으로 등장, 손끝에서 팔, 목에서 가슴, 허리, 그리고 다리에서 발까지 온몸으로 백조가 되었다. 날개 끝의 떨림, 물방울을 터는 새의 동작 등을 섬세하고, 우아하게 표현했다.

절정은 제 3막에서 요염한 관능미의 흑조 오딜로 분해 지그프리드 왕자(마르첼로 고메즈)와 파 드 되(pas de deux)를 추는 장면이다. 서씨는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32회 회전 '푸에테(fouetté)'를 완벽하게 선사해 청중의  갈채를 받았다.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걸작 '백조의 호수'는 여러 버전이 있고, 결말도 비극과 해피엔딩이 있다. 볼쇼이는 오뎃이 마법에서 풀려나 왕자와 결혼한다는 해피 엔딩이지만, 영국 로열발레는 백조와 왕자의 죽음으로 끝난다.

ABT의 '백조의 호수'는 예술감독 케빈 맥켄지(Kevin McKenzie)의 안무로 2000년 초연됐으며, 비극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서희 커튼콜 19일 낮 '백조의 호수' 주역 데뷔 공연 후 관객의 갈채에 '백조 포즈'를 하고 있다.
서희 커튼콜19일 낮 '백조의 호수' 주역 데뷔 공연 후 관객의 갈채에 '백조 포즈'를 하고 있다.Sukie Park/NYCultureBeat

서울에서 태어난 서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발레를 시작했다. 선화예술중학교 1학년 때 워싱턴 D.C.의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Universal Ballet Academy)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2003년 독일 스튜트가르트의 존크랑코 발레아카데미에서 장학생으로 수련한 후 같은 해 로잔콩쿠르에서 대상(Prix de Lausanne Award)과 뉴욕의 유스아메리칸그랑프리 대상을 수상했다.

2004년 ABT의 스튜디오컴퍼니 단원으로 출발, 2006년 5월 군무발레리나(corps de ballet)가 됐다. 2009년 3월 코르드발레 자격으로 디트로이트오페라하우스 투어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으로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 미 발레 전문지 '포인트(Pointe)'는 서씨를 '스타 발레리나 탄생(A Prima is Born)'이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로 대서특필했다.

서희와 마르첼로 고메즈 관객의 기립박수와 환호의 커튼콜을 받고 화답하는 서희와 마르첼로 고메즈
서희와 마르첼로 고메즈관객의 기립박수와 환호의 커튼콜을 받고 화답하는 서희와 마르첼로 고메즈Sukie Park/NYCultureBeat

2010년 8월 서씨는 ABT의 솔로이스트(Soloist)로 초특급으로 승급한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ABT의 봄 시즌에서 '지젤' '라 바야데르' '오네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역을 맡았으며 7월 주역(수석) 무용수로 발탁됐다.

이로써 서씨는 세계 5대 발레단 최초의 한인 주역 무용수가 됐다. ABT는 러시아의 키로프(Kirov)와 볼쇼이(Bolshoi), 영국의 로얄발레(Royal Ballet), 프랑스의 파리 오페라 발레(Paris Opera Ballet)와 함께 세계 5대 발레단으로 꼽힌다.

서희씨는 7월 2일 오후 7시 30분 '잠자는 숲 속의 공주(The Sleeping Beauty)'의 주역 오로라 공주 역으로 데뷔한다. 이날 무대엔  영국내셔널발레에서 온 게스트 댄서 바딤 문타지로프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2007년 ABT 무대에 올려진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의상은 토니상을 3차례 수상한 브로드웨이 의상디자이너 윌라 김씨가 맡았다.

이로써 서희씨는 주역댄서 발탁 1년 만에 발레리나의 3대 로망인 '지젤' '오뎃' '오로라' 역을 모두 맡게됐다.
덧붙이는 글 www.NYCultureBeat.com에도 실렸습니다.
#ABT #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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