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 앞은 24시간 감시체제

[현장] 쌍용차 1인 시위와 침묵 농성 무력으로 막는 경찰

등록 2013.06.26 11:51수정 2013.06.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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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정욱입니다. 어제 그야말로 개싸움을 한바탕 했습니다. 그야말로 개싸움입니다. 새벽까지 우리를 들어내고 가두고 하는 바람에 지금 기운이 없습니다. 사실  금세 쓰러질 것 같아 서 있기도 힘듭니다.  몸의 기를 채워 내일은 힘찬 모습으로 만나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사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대한문 앞 소식을 전하는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의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경찰이 그들을 가두고 들어내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했기 때문이다.

a  경찰이 여성을 마구잡이로 끌어내고 있는 모습.

경찰이 여성을 마구잡이로 끌어내고 있는 모습. ⓒ 이명옥


남대문 경찰서는 쌍용차해고자들의 피를 말리기로 작심을 한 모양이다. 그들은 쌍용차해고자들이 잠을 못자게 만들고 있다. 비닐 한 장마저 빼앗아 간 그날부터 지금까지 신문지 한 장도 못 깔게 하고 화단 앞에 앉아 있으면 사지를 들어내 다른 곳으로 끌어내느라 24시간 대한문 앞에 상주한다. 24시간 감시체제인 셈이다.

a 침묵 농성자들을 둘러 싼 경찰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의상임이사가 침묵 시위하는 것이 보인다.

침묵 농성자들을 둘러 싼 경찰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의상임이사가 침묵 시위하는 것이 보인다. ⓒ 이명옥


경찰은 교대라도 하지만 쌍용차해고자와 일부 연대 시민들은 밤에 잠조차 잘 수 없다. 경찰이 수시로 그들을 끌어내 대한문 밑에 가두고 깔고 앉은 신문지를 빼앗기 때문이다. 끌어내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곳을 필요 이상 압박하고 꼬집기도 한다.

a 경찰에 의해 멍이 든 모습 경찰이 사지를 드렁내는 과정에서 생긴 멍

경찰에 의해 멍이 든 모습 경찰이 사지를 드렁내는 과정에서 생긴 멍 ⓒ 이명옥


김정욱 사무국장은 손을 잡았더니 손가락이 아파 움찔하고 여기저기 긁힌 자국과 멍이 가득하다.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을 억지로 소매를 걷어 올려 보니 짙은 멍이 들었다. 갈비뼈 근처는 더 깊은 멍이 들어 아프고 숨쉬기 힘들다고 한다. 경찰이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압박을 했기 때문이다.

잠을 재우지 않고 밤새 괴롭힘을 당하다니 이미 사라졌다고 믿은 끔찍한 고문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a 강론 중인 서영섭 신부 서영섭 신부가 78번째 미사 강론 중이다.

강론 중인 서영섭 신부 서영섭 신부가 78번째 미사 강론 중이다. ⓒ 이명옥


25일 일흔여덟번째 강론을 한 서영섭 신부는 "인간이 만들어 낸 불의한 일은 그대로 참을 것이 아니라  바로 잡아 고쳐나가야 한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불의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참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잘못과 불의를 바로 잡는것, 그것이 참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수없이 다니는 열린 길에서 침묵 농성중인 여성, 청년, 노조위원장의 사지를 들어내는 일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1인 시위와 침묵 농성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

장동훈 신부는 "국정원 문제 중요하다. 사람들이 때로 말한다. 왜 당신들은 대한문에 있느냐고. 대한문이 바로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앞에 서서 지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흔 아홉마리 양을 남겨 두어도 한마리 길 잃은 양을 찾아나섰던 것이 그리스도의 마음이다. 여기 고동민 동지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국정원 사건에 목소리를 높이는 일보다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끝까지 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한문 쌍차해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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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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