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을 보고 '아름답다', 혹은 '아름답지 않다'라고 느끼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한다. 건물이나 자연을 보면서 그 구조에 대해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에는 대칭성, 비율, 일정한 구조의 반복 등이 그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느끼는 아름다움에는 구조적인 아름다움에 감정이라는 요인이 추가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똑같은 모습을 보면서도 다르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느끼는 인상이라고 하는 것은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인상이 부드러워 보인다고 하는 말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약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혹은 억세 보인다는 말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고전적인 예를 들어보자. 컵에 차있는 물을 생각해보자. 물이 '반이나' 차있는가? 아니면 '반밖에' 들어있지 않은가? 이런 언어패턴은 우리가 사람의 얼굴을 보고 느끼는 인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똑같은 얼굴을 보면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면을 찾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면성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부위가 볼살인 것같다. 어떤 이는 빼고 싶어하고, 어떤 이는 채우고 싶어한다. 비슷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하는게 다르다.
I씨와 J씨는 자매이다. 그들은 자매라 그런지 외모가 비슷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I씨는 자신의 얼굴이 말랐다고 생각했고, J씨는 자신의 얼굴이 빵빵하다고 생각했다.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씨앗이 되었다. 그리고 각자의 마음에 심어진 씨앗은 각각 반대로 자라게 되었다
I씨는 자신의 얼굴에 살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더 나이가 들어 보이고, 빈곤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볼살이 없어서 뼈의 윤곽이 두드러져서 날카로워 보인다고 여겼다. 그래서 볼살을 채우면 좀 더 어려보이고, 인상이 부드러워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얼굴에 볼륨을 채우는 다양한 방법에 관심을 가졌다.
처음에는 필러와 스컬트라 등 간단한 주사요법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시술로 인한 볼륨효과가 이전과 비교하면 확 차이가 많이 나 보이지는 않았다. 좀 더 큰 변화를 원했고, 몸에 있는 지방을 빼서 얼굴에 이식하는 자가지방이식술을 수차례 받았다.
J씨는 자신의 얼굴에 살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더 얼굴이 커보이고, 둔해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볼살 때문에 얼굴이 처져서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여겼다. J씨는 볼살을 빼면 좀 더 날렵해 보이고, 인상이 여성스러워지리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얼굴의 살을 빼는 방법들을 알아보았다.
처음에는 얼굴 지방을 줄이는 간단한 주사요법에 관심을 가졌다. 주사요법으로 인한 변화에는 만족하지 못했고, 더 큰 변화를 원했다. 그래서 볼 안쪽, 근육보다 깊은 부분의 지방을 제거하는 심부볼 지방제거술을 받았다.
이 두 자매는 나중에 전혀 다른 얼굴형이 되었다. 이목구비는 비슷하지만, I씨는 얼굴이 빵빵해졌고, J씨는 얼굴이 홀쭉해졌다. 결국은 본인들이 원하던 대로 된 것이다. 나는 원래 얼굴이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자기 얼굴은 자기가 판단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제 이 자매는 변화된 자신들의 얼굴을 보면서 만족하지 않는다. I씨는 이제 자신의 얼굴이 커보이고, 살이 처져서 나이들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J씨는 얼굴이 살이 없어서 나이들어 보인다고 여긴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과연 얼굴을 바꾸는 시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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