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통안전위가 공개한 현장사진미국 교통안전위원회가 8일 공개한 아시아나 사고 여객기 관련 사진. 아시아나항공 OZ 214편은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착륙 중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연합뉴스
NTSB가 8일 밝힌 초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상하게 낮은 고도와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했다. 직접적인 비행기 파손 원인은 충돌 1.5초 전 사고기가 착륙을 포기하고 고도를 다시 높이기 위해 기수를 높이면서 동체 꼬리 부분이 공항 방파제에 부딪혔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상황이 공개되면서 사고 원인이 조종사 과실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당시 착륙이 조종사가 주도하는 '시계 비행' 상태였고 1.5초 전 기수를 높이려고 시도했던 것이 정황적 근거로 꼽힌다. 뒤이어 사고기 기장이 해당 항공기를 40여 시간 몰아본 '초보'였으며 당시 일종의 훈련 비행인 '관숙 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토부와 아시아나 측은 이런 논란을 부정하고 있다. 사고기 기장이 기본적으로 우수한 조종사인데다 사고 당시 풍부한 비행 경험을 가진 교관 기장이 동석했다는 이유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관숙 비행은 국제 항공업계에서 통용되는 훈련 과정"이라면서 "이 비행의 운항 책임은 교관 기장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블랙박스 분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조종사의 운전 미숙을 꼽았다. 다만 그 미숙이 관숙 비행과는 별 연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유창경 인하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사고기인 777은 해당 기장이 경험을 가지고 있던 737에 비해 크기만 클 뿐 이착륙 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해당 기장이 777기종을 몰아본 지 얼마 안 됐다고 했지만 그런 이유라기보다는 기본적인 운전미숙인 것 같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2008년까지 항공기 기장으로 근무한 정윤식 중원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해당 기장은 (운행) 자격은 다 갖췄지만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면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나온 사실로만 보면 인적 요인에 의한 사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스터리②] 갑자기 줄어든 비행기 속도...왜?하지만 기장의 실수로 보기에는 꺼림칙한 부분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들도 많다. 유창경 교수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기 위해 규명해야 할 요인으로 착륙 당시 지나치게 낮았던 운행 속도를 지목했다.
777의 경우 착륙하다 문제가 생길 시 바로 이륙을 해야하기 때문에 활주로 도착 4km 전부터 시속 250~300km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사고기의 경우 착륙 15초 전 속도가 200km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15초 전 속도가 200km라면 착륙 직전에는 그보다 더 떨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식 교수는 "속도가 낮아지면 항공기를 위로 뜨게 하는 양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비행기가 추락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사고기 기장의 비행경력은 약 9000시간. 그 역시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속도를 알려주는 계기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상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시계 비행해서 착륙할 때는 보통 조종사들이 외부 관측하면서 자세나 착륙 경로, 속도 등을 인식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미스터리③] 낮은 고도로 착륙 시도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