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를 대신해 사죄운동을 하고 있는 한일우호협력모임 회원들
한일우호협력모임
이 같은 일본의 무관심에도 이들은 계속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총리에게 한국과 일본의 공동 발전을 위해 두 나라 간 화해·협력을 추진해달라고 촉구하는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회원들은 또 개인적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계신 '나눔에 집'을 종종 찾는다고 한다.
직접 만든 스시(생선초밥)로 할머니들을 대접하는 여성회원, 명절 때 할머니들 찾아가 용돈을 드리는 주한특파원 출신의 남성회원도 있다고 마수부치 부대표는 소개했다. 처음 찾아갔을 때 반가움에 눈물을 보이던 할머니들은 요즘 '일본 정부는 밉지만 일본 사람은 좋다'는 얘기들을 한다고.
한국인과 결혼한 일본 여성, 아이들 마음고생에 눈물 윤동주 시인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남편을 만나 한국에 온 지 올해로 꼬박 30년이 됐다. 슬하에 딸을 하나 두고 대학에서 일본 문학을 가르친다. 이렇게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특히 30년 전에는 지금보다 두 나라의 교류가 훨씬 적었고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감은 더 컸다.
"양가 부모님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일본어를 쓰는 것이 눈치가 보일 정도였어요. 제가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당시만 해도 일본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일본어를 왜 배우느냐고 물어보면 '일본을 알고 이기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었죠."마수부치 부대표처럼 한국 남자와 결혼해 국내에 정착한 아시가와 가즈에(50) 사무국장의 경우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한일역사에 관해 배운 날 엄마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울면서 집에 돌아온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두 나라간의 경제 문화교류가 점점 풍성해지고 특히 '한류'가 일본에서 각광을 받게 되면서 한일 국민들은 서로를 한층 가깝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마수부치 부대표는 진단했다.
"얼마 전 제 고향인 도치기 현(간토지방)에 갔다가 새삼 한류를 실감했습니다. 동방신기 등 한국 가수가 왔는데 이들을 보기위해 정말 많은 팬클럽 회원들이 모여 조용했던 시골마을이 북적였어요. 그중엔 제 사촌조카들도 있고요. 한 회원의 어머니는 80세가 넘으셨는데도 한국드라마에 완전 빠져서 배우들 이름을 다 안다고 합니다. 한국드라마에 열광하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공부 열풍이 불고 있고요."마수부치 부대표는 그래서 두 나라가 문화교류를 넘어 아닌 정치, 경제 등 다방면에서 더욱 우호적이고 밀접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한일 정부가 과거사를 극복하고 협력하는 길을 만들어 나가면 두 나라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한일우호협력모임은 두 나라가 과거사 문제를 극복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일공동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위안부의 존재와 독도 영유권 등의 역사적 근거를 명확히 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