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의 성교육, 이제 시작하렵니다

엄마아빠 당황케 한 막둥이... 더이상 아이가 아니네요

등록 2013.08.03 11:18수정 2013.08.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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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6학년 막둥이, '자위'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막둥이, '자위'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김동수


"엄마, '자위'가 뭐예요?"

"…"
"아빠, 자위가 뭐예요?"
"…"
"형아와 누나는 자위가 무엇인지 알아?"
"응…"


지난 1일 막둥이가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책 읽는 것이 1년에 손으로 꼽을 정도인 막둥이를 대견스럽게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자위가 뭐냐고 묻는 통에 아내와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첫째와 둘째 아이는 단 한 번도 자위가 무엇인지 물은 일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서 말해 본 적이 없습니다. 중3인 첫째와 중2인 둘째는 학교에서 배운 듯 말을 하려다가 아빠와 엄마 눈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 아빠! 자위가 무엇인지 물었잖아요?"
"응…"
"진짜 답답해요?"
"자위는 고추를 계속 만지면 물 같은 것이 나와."(아내)
"고추를 왜 만져요?"
"남자는 고추를 만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야."(아내)
"난 아직 만져 본 적이 없어요."
"그렇구나."(아내)
"아빠와 형아도 만져요?"
"방금 말했잖아. 고추를 만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응. 알았어요."


엄마 말이 이해가 되었는지 몰라도 막둥이는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버 무리고 넘어갈 수 없는 일입니다. 형과 누나는 한 번 묻고는 더 이상 묻지 않지만, 막둥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묻습니다. 궁금한 것을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앞으로 자위가 무엇인지 또 물을 것이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빨리 찾아왔습니다. 어제(2일)는 고추에 왜 털이 나는지 물었습니다.

"아빠. 형아 친구하고 목욕을 같이 갔는데 고추에 털어 났어."
"그래? 아빠도 있잖아."
"그런데 왜 형아와 나는 털이 안 났어?"
"형은 조금만 더 있으면 날 거야. 막둥이는 더 오래 있어야 하고."
"그것은 알겠는데. 왜 고추에 털이 나는지 궁금해?"

"음... 그것은 말이야."
"어제는 자위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잘 가르쳐주지 않더니 오늘은 고추에 털이나는 것도 잘 모르네."

"고추에 털이 나는 것은 어른이 조금씩 되어간다는 거야."
"어른이 되어 간다고?"
"응."

솔직히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에게 전혀 성교육을 받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자랄 때와는 성문화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당연히 배워하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막둥이가 자위가 무엇인지, 고추에 왜 털이 나는지 묻자 얼버무렸습니다. 막둥이는 벌써 청소년이 되었는데 저는 아직 갓 초등학교 들어간 여덟 살 먹은 아이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합니다. 이제 공부해야겠습니다.
#막둥이 #자위 #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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