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암 민속마을에서 전통체험 하던 날

등록 2013.08.07 17:09수정 2013.08.0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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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민속마을에 아이들과 함께 전통문화 체험을 했어요. ⓒ 강미애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8월에 아이들과 충남 송악면 외암리에 있는 자연 속에 살아있는 민속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청정지역인 이곳은 설화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조선 선조 때부터 예안 이씨가 정착하면서 이씨 집성촌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방문하던 날에는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의 소설 한 장면을 연상하는 듯한 하얀 메밀꽃이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설화산을 배경으로 아담하게 자리 잡은 민속 마을 앞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배산임수 지역 명당 자리의 조건을 갖춘 이곳에서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짓고 학문을 하는 선비마을로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낸 양반 촌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외암 민속마을은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고 하는데요. 일부 농가에서는 간장·된장·고추장을 팔고 있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대문 앞에는 헛개나무와 은행을 판다는 문구가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외암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1월 14일에 장승제와 짚풀문화제가 10월 중에 열립니다. 외암리 마을 앞을 흘러가는 냇가에는 맑은 청정수로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풍경입니다. 외암 민속 마을은 예안 이씨 후손들이 번창하여 많은 인재를 배출하면서 양반 촌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고 성리학의 대학자인 외암 이간 선생이 이 마을에 살면서 외암리 마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가족, 연인, 신혼부부들의 기념행사와 한국 전통 혼례를 시제로 올릴 수 있는 곳입니다.각종 문화예술공연으로 청소년들의 창의력 향상과 성인들의 옛 향토축제를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아이들과 함께 찾아간 이곳 외암리 민속 마을에서 우리민족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한복을 빌려 입고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가 있습니다.


논에 자라는 벼를 가을에 수확한 다음에 나온 짚으로 엮어 만든 초가지붕은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자연재료로 생활을 이어가는 생태적인 자연생활을 하였음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물질문화를 누리는 이 시대에 이곳 민속 마을에서는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을 수가 있습니다.

돌로 쌓아 만든 돌담 장위로 뻗어 가며 자라는 담쟁이넝쿨이 있는 민속 마을은 우리 선조들은 자연 친화적인 재료로 생활을 영위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는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배우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일으키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500년 전통 한옥마을인 외암민속마을은 충청도 지역의 고택과 돌담, 정원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중요 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예로부터 농경사회의 척박한 땅에서 일구어낸 돌로 만든 5.3km에 달하는 어른 어깨 정도 높이의 돌담길은 어른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청소년들에게는 자연 속의 창의성 계발을 불러 일으키게 합니다.

설화산 동남쪽에 자리 잡은 외암 민속마을은 고택과 초가, 돌담, 정원의 옛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가옥 주인 관직명이나 출신 지명을 따라 참판댁, 가찰댁, 풍덕댁, 교수댁, 참봉댁 등 택호가 정해져 있습니다.

마을 뒷산 설화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로 연못을 만들어서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자연 속 돌담장과 돌담으로 연결된 골목길을 걷노라면 잊혀져간 옛고향 추억을 불러옵니다. 주변의 울창한 숲이 마을의 아름다운 경관을 더하고 있습니다.

꽃과 나무들로 가득한 자연의 숲에서 어른과 아이들은 숲힐링체험을 할 수가 있습니다. 놋쇠그릇과 항아리 그리고 무쇠솥이 걸려 있습니다. 어린시절 학교갔다오면 저 무쇠솥에는 고구마나 쑥개떡이 들어 있어지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를 꺼내 먹으며 즐거워 하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하늘과 푸른숲을 바라보며 그네를 타는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이 있습니다. 총 53km를 잇는 돌담길을 걷노라면 아련한 고향의 옛 향수에 빠져들어갑니다. 선조들이 적은 양의 곡식을 돌절구에 넣고 돌망치나 나무 방망이로 찧어 빻아서 가루로 만들 때 사용했습니다.

디딜방아는 옛날 명절에 떡을 만들기 위해 쌀을 빻거나 마른 고추를 가루로 만들 때 두 사람이 천장에 달린 줄을 잡고 양다리 위에 올라가 쿵덕쿵~ 박자를 맞춰가며 방아를 찧었어요. 곡물을 움푹 패인 그릇(획)에 담고 그 위에 나무(공)이 올라갔다 내려 갔다를 반복하며 방아를 찧었는데 공과 획이 서로 맞닿으며 지렛대의 힘의 원리를 이용하여 곡물을 가루로 내었지요.

아버지와 아들은 양다리방아를 서로 밟고 머리수건 쓴 어머니는 공이 올라갈 때마다 획에 얼른 손을 넣어 곡물을 뒤집어 주는 역활을 하였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던 디딜방아는 돌절구에 곡식을 찧는 것보다 월씬 수월했습니다.

디딜방아 찧는 날에는 아이들이 이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물레방아가 나오면서 디딜방아는 사라지고 돌절구와 디딜방아 그리고 물레방아 다음에는 현대식 방앗간이 나오면서 옛추억 속으로 사라진 풍경이 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소가 귀했던 시절에 동네 양반댁 집 옆에 위치하여 동네 사람들이 번갈아 연자방아에서 곡식을 빻아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소가 그는 힘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것인데 윗돌의 중심에 구멍을 뚤고 나무막대를 가로질러서 소의 멍에에 고정 시키면 소가 돌면서 돌을 돌리게 됩니다. 요철로 만들어진 돌의 힘의 무게에 눌려서 곡식을 빻습니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한 사람은 소를 몰고 돌아가고 다른 사람은 곡식을 넣었습니다. 고향집 담 옆에 있는 돌 연자매에서 놀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인근 학교에 기증을 했다고 합니다.

벼는 지금 한창 푸르게 자라서 가을의 결실로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산천은 그대로인데 인걸은 온데간데없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아이들과 함께 민속촌의 돌담길을 걸으니 고향의 산천초목과 옛사람들이 유령처럼 되살아납니다. 머리보다 몸을 더 많이 쓰던 그 시절에 조금은 가난하고 소박하게 살았지만, 돌절구도 둘이서 함께 박자를 맞추어가며 곡식을 찧었고 디딜방아, 연자방아도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먹거리를 만들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느리게 살았지만 나름대로 민속마을에는 우리 민족의 단결과 이웃을 귀중하게 여기는 심성이 베인 농촌 모습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번 외암리 민속 마을 방문은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전통 문화의 보존성과 자연과 어우러진 삶을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생태적인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었고 물질문화를 중요시하는 이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외암민속마을 #전통체험 #아이교육 #디딜방아 #연자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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