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이근화 교수가 ‘기후변화의 건강영향’에 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이 교수는 지난 7월 9일 열린 '2013 한·중 환경건강포럼'에서 "1970~2011년 사이의 기온변화를 조사한 결과 서귀포시의 평균기온은 2℃ 가량 올랐고, 제주시는 1.4℃가량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제주도 7개 지역에서 감염병 매개 모기를 채집한 결과,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잡힌 흰줄숲모기(뎅기열 매개체)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베트남에 서식하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채집된 흰줄숲모기에서 뎅기(Dengue) 바이러스는 나오지 않았다. 뎅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뎅기열'은 높은 열을 동반하는 급성 질환으로 주로 열대·아열대 지방에서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그는 이번에 발견된 흰줄숲모기가 공항이나 항구를 통해 제주에 들어와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채집된 흰줄숲모기의 지역별 개체 수는 제주공항(800마리)과 제주항(166마리) 근처가 이외 5곳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근화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베트남 모기에서는 다행히 바이러스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만약 감염된 베트남 모기가 국내로 들어와 사람을 물면 한반도에서도 뎅기열이 발생하고 퍼질 수 있다"며 "이런 변화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세계화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인데 만약 기온이 더 오르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지 않는다면 사람의 건강에 부정적인 작용을 하는 질환들이 더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에서 감염병 매개 모기가 들어와도 기후가 맞지 않아 겨울을 나지 못하고 모두 죽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외래 유입 모기라도 상당 기간 생존하고 이주 지역에서 토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 교수 연구팀이 이와 같은 내용으로 발표한 '기후변화·세계화가 모기 매개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 논문은 지난 7월 25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뎅기열, 일본뇌염 등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일단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인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단 뎅기열은 우리나라에 없는 병으로 감염자가 발견된 적은 없다.
뎅기열에 감염되면 해열기 초기에는 얼굴, 목 그리고 가슴 부위에 일시적으로 점상 발진이 발생하고, 발병 3~4일째 사지와 얼굴로 퍼진다. 열이 떨어진 후에도 혈장 누출과 출혈 등이 일어날 수 있고 쇼크가 발생하는 뎅기출혈열이나 뎅기쇼크증후군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일본뇌염은 백신주사가 있긴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치료법은 없다. 감염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은 호흡장애·순환장애·세균감염 등인데 증상 완화를 위한 일반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뎅기열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뎅기열에 걸리지 않는 최선책이다. 집안에 모기가 발견되면 취침 시 모기장을 사용해 모기를 차단하고, 곤충기피제 등을 이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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