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장실
최병렬
이날 공판 과정에서는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다. 시장 측근 김씨와 브로커 박씨 등이 하수찌꺼기 처리 업체인 B업체와 C업체에도 접근해 안양시 하수찌꺼기 처리 사업을 따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사실이 적발된 것.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김씨와 박씨를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박씨가 업체 관계자들과 접촉하면 뒤이어 안양시장의 측근인 김씨와 정무비서 김씨 등이 차례로 업체 관계자와 만나고 안양시 공무원들과 식사나 골프 등 회동을 하면서 거래하는 수법"이라면서 "이런 과정이 세 사건 모두 같다"며 공무원의 실명도 거명했다.
검찰은 "안양시장 최측근임을 내세워 업체들에게 사업 수주를 대가로 거액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사례가 수차례 반복된 점을 감안할 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측근 김씨 "말도 안되는 소설" 혐의 일부 부인피고인의 최후 진술에서 안양시장의 측근인 김씨는 "한순간 눈이 멀어 1억 원의 돈을 받은 점에 대해 죄를 받겠지만 나머지 사실(돈)은 (브로커)박씨가 만들어낸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쓴 것이라 생각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안양시장 전 정무비서 김씨는 "안양시 공직자 한사람으로서 깊이 후회하고 반성한다"며 "선처해 주시면 앞으로 반성하며 성실히 살겠다"고 말했다.
판사는 "선고공판을 10월 4일 열겠다"며 피고인들의 전원 나올 것을 주문했다.
안양시 공공하수 처리시설은 안양시, 군포시, 의왕시에서 발생한 하수 처리를 위해 건립한 시설로 민간위탁운영 형태로 운영되는 시설 중 전국 3위에 해당되는 대규모다.
안양시는 지난 2011년 10월 연간 31억9000만 원씩 3년간 100억대에 달하는 하수종말처리장 위탁 운영업체를 선정하면서 대형업체 대신 강원 철원군에 있는 자그마한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업체가 계약 후 불과 한 달만인 2011년 12월 서울의 모 업체에 매각되자 선정 과정의 의혹이 시의회 등에서 제기됐다.
검찰은 업체 선정 과정에 공무원 개입 혐의를 포착해 올 1월부터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시장 집무실, 관련 부서 사무실 등이 네 차례 압수수색 당하고, 공무원들이 조사를 받는 사태를 빚은 끝에 안양시장 측근 김씨 등 3명과 A업체 대표가 구속 기소됐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3월 12일 기자 회견을 자청해 열고는 "62만 시민과 1700여 공직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또 "(이번 일을)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아 안양시민 모두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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