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사가지고 가서 먹어보라는 지리산 나물을 파는 할머니들
최오균
나물전 할머니의 푸진 사투리는 밉지가 않다. 구례는 지리산 밑이다. 산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다. 가는 곳마다 할머니들이 갓 뜯어온 싱싱한 나물을 노점에 늘어놓고 장을 벌리고 있다. 취나물, 말린 고사리, 호박, 고구마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푸성귀들을 가득 늘어 놓고 있다. 할머니들은 앉은 채로 나물을 다듬다가 가끔 지나가는 손님에게 찰진 전라도 사투리를 툭툭 던진다.
추석 전이라 그런지 장은 초입부터 사람의 발길로 북적거린다. 장을 보고 손에 손에 비닐 보따리를 든 사람들, 장을 보러 들어가는 사람들, 어딜 가나 발 디딜 틈도 없이 늘어놓은 좌판들…. 구례5일장은 쇠락의 기운이 없고, 점점 북적거리기만 한다. 평소에는 한가하기만한 구례인데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은 인파들이 몰려든 것일까?
아침부터 장바닥을 가득 채웠던 인파는 해가 지리산 자락으로 넘어갈 때까지도 빠질 줄을 모른다. 웬만한 5일장은 점심나절이면 이미 파장 준비를 하는데, 구례장은 오후 늦게까지도 인파로 북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