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그린 할머니.
이영미
세대 공감은 말이 쉽지, 현실은 정말 쉽지 않다. 특히 아날로그 시대의 어르신들과 첨단 디지털 문명 세대인 아이들의 공감 풍경은 도시와 시골에 따라 다르고, 가족 형태에 따라서도 다르다. 복지 기관을 찾는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생애 주기에 따라 세대 차이가 난다. 60대와 70대, 80대의 가치관과 사고가 다르다. 60대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전문직이자 '신노인'들로 장년이나 중년층의 사고와 별다르지 않다. 나이는 60대이지만 아직 스스로 노인으로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노인(老人)이란 한문을 문자학적으로 풀어보면 길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란 뜻이다. 굽이 굽이 도는 강물처럼 인생길을 잘 걸어온 노인들의 경험담은 지혜로운 삶을 사는 지침이 될 수 있지만, 귀 담아 듣기 보다 잔소리로 듣는 사람들도 많다.
최근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이러한 노인들에 대한 3세대 아이들의 인식이 어떤 것인지 알고,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이라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자 그림 대회를 열었다.
어떤 아이들이 그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학교의 책에서 배운 대로 전형적인 그림들이 나온다.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주거나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농작물을 손질하는 그런 모습들이다. 요즘 노인들의 풍경이 어떤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그림들도 있다. 베이비시터가 되어 아이들을 씻겨주거나 시중드는 모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