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뉴스>는 'News9'가 과연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월 16일부터 2주간 모니터 분석을 실시했다.
조한빛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맷의 변화다. 개편 전에는 하루에 23~25 꼭지를 내보냈으나 개편 이후엔 13~19 꼭지를 방송했다. 짧은 앵커 멘트와 기자 리포트 완제품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대신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손석희 앵커와 취재 기자가 3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 '토크'를 통해 전후 맥락과 배경을 전반적으로 살피는 형식을 도입했다. 또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3꼭지 가량 묶어 보도하는 등 심층성도 꾀했다.
매일 핵심 이슈와 관련 있는 인물을 스튜디오로 초대하거나 중계차로 연결해 앵커와 대담을 나누는 것도 기존 지상파나 종편 종합뉴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포맷이다. <뉴스9>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와 관련해 9월 17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불러 식품 안전 문제를 따졌고, 9월 19일에는 천막농성 중이던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현장 중계차로 연결해 엉킨 정국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듣기도 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 매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뉴스 초반에 여론 조사 대상 이슈를 결정하고, 뉴스 말미에 그 결과를 알리는 방식이다. 시청자들을 뉴스가 끝날 때까지 붙잡아두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동안 '채동욱 사퇴 적절했나?', '빈손' 3자 회담, 누구 책임?' 등이 여론 조사 대상 이슈에 올랐다.
이런 포맷 변화에 대해 시청자들은 "직접 인터뷰를 많이 하는 손석희 뉴스 방송 신선하네요"(@seyeonw***), "손석희의 뉴스9은 미드 뉴스룸을 가지고 온 듯한 느낌. 나만 그런가? 매우 신선했다"(@race***) 등 비교적 새롭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손석희 뉴스 오늘 첨 봤는데.. 보이는 손석희 시선집중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신선하기 보다는 시선집중 포맷을 그대로 가져온 듯"(@ber***) 등 손석희 앵커가 이전에 진행했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집중>의 형식과 비슷하다는 평도 많았다.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뉴스 구성과 다른 점이 있어 처음에는 신선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선집중> 포맷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시선집중>의 진행방식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진부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틀을 보여주는 것이, 새로 뉴스를 시작하는 손석희씨의 참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포맷 변화만이 아니라 진보진영의 목소리도 더 반영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 현안은 적극적으로 접근... 경제·노동 현안은 소홀최진봉 교수는 <뉴스9>가 삼성 같은 민감한 문제도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9>는 지난 9월 25일 "'삼성 반도체 근로자 직업병 피해' 유엔에 진정서 제출"이라는 제목으로 반도체 피해자 인권 단체인 '반올림'의 활동을 보도했다. 하지만 30초 가량의 단신에 그쳤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생색내기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단비뉴스>의 모니터 분석 결과 지난 2주간 <뉴스9>에서 가장 많이 보도된 사안은 '복지공약 후퇴 논란'이다. 전체 165꼭지 중에서 17꼭지가 이 이슈를 다룬 것이었다. 그 다음 기업관련 기사와 정부·공공기관 관련 기사가 각각 13건씩 보도됐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는 11건으로 그 뒤를 이었었다.
<뉴스9>는 특히 법원이 민주당의 재정 신청을 받아들여 국정원 고위 간부들에 대한 공소제기 명령을 내린 사실과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시국미사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이 이슈들은 현 정부가 불편해 할 뉴스였고, 실제 지상파는 외면하거나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뉴스다. 시국미사 보도와 관련해 시청자들은 "천주교시국미사를 현장 연결해서 jtbc9시뉴스에서 볼 줄이야."(@silent___r***) 등 '놀랍다', '의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정치 현안에 대해서 피해가지 않는 보도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경제, 특히 대기업 관련 현안에 대해서는 그런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기업문제를 비판적 시각에서 접근한 기사는 앞서 언급한 '반올림' 관련 단신과 벤츠 관련 비리 등 2건 뿐이다. 지난 9월 16일 고용노동부가 그동안 불법파견 논란을 빚어온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문제와 관련해 "논란의 여지는 있다"면서도 불법파견은 아니라고 결정해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