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대정부질문 모습.
이정민
정확히 1년 전 오늘, 어쩌다 스치는 인연으로 우연히 선택한 국회의원 정책보좌진의 길.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고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마치 특공부대의 훈련을 받듯 첫날부터 매섭게 밀려오는 국회 업무에 정신줄을 놓는 사태가 연일 계속됐습니다.
국회는 정말 초짜라는 배려도 없는 곳입니다. 그 흔한 보좌진 인턴십 과정도 없습니다. '잘 모르겠는데요', '안 배웠는데요'라는 무식도 통하지 않는 메이저리거들의 아귀다툼 그 자체입니다. 그냥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쌓아야만 합니다. 더욱 저는 작년 첫 날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바로 '국정감사'라는 엄청난 전쟁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요, 암흑천지 그 자체였지요. 며칠 동안 잠도 못자면서 밤샘근무에 쌓인 피로로 얼굴은 이내 파랗게 질려 버렸습니다. 속은 뒤집어지고 몸에선 경련이 나고 식은땀만 주룩 흘러내렸습니다. 왜냐고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보도자료, 질의서, 정책자료집, 축사, 지역민원, 특종, 법안 발의, 기사검색, 국회의원 활동 모니터링 그리고 짐꾼 노릇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나에게 주어지는 일은 노총각 40평생 처음 해보는, 그야말로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무릇 보좌진의 생명은 51%의 체력과 49%의 특종에 대한 기자 촉만 있으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일단 체력적으로 못 버티면 짐 싸들고 나가야 하니까요. 그리고 오자마자 특종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쫓겨나야 하니까요. 정말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오로지 능력과 체력 두 가지로 판가름 나는 보좌진의 역할에 때론 신물까지 나곤 했습니다. 특히 2012년 국정감사 시절의 기억은 소름끼치는 공포영화 그 자체였습니다.
역기 만한 무게의 컴퓨터가 화려한 정보 누드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