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불공정거래 백화점"... 민주당 항의 방문 왜?

[현장] '신동빈 국감' 앞두고 상생협력기구 합의... 유통업계 '갑을문제' 해결 촉구

등록 2013.10.20 19:09수정 2013.10.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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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그룹 사장단을 만나 유통업계 ‘갑을 문제’를 해결하는 상생협력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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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불공정행위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김시연


신동빈 회장을 불러 '롯데 국감'을 별러온 민주당 의원들이 을지로에 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우원식 위원장)는 2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그룹 사장단을 만나 유통업계 '갑을 문제'를 해결하는 상생협력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우원식 위원장을 비롯해 김현미, 김기식, 홍종학, 은수미, 유은혜, 진선미, 남윤인순, 이학영 의원 등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했고, 롯데그룹 쪽에서도 신헌 롯데백화점 대표를 비롯해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소진세 롯데슈퍼 대표,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이동우 롯데월드 대표, 이석환 CSR팀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민주당 "롯데는 불공정거래 종합백화점"... '상생협력기구' 압박

우원식 의원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국내 유통산업에서 비중이 큰 회사와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건 의미있는 일"이라면서도 "롯데그룹은 부당한 노조 탄압과 편의점 가맹점주에 대한 24시간 영업 강요 등 불공정 문제,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납품업체에 대한 일방적 계약 해지, '통큰치킨'과 변종 SSM(기업형 슈퍼마켓) 골목상권 침해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식 의원 역시 "롯데는 갑을 관계의 모든 유형이 각 계열사에서 드러나 '불공정거래 종합 백화점' 같다"면서 "공정위 과징금을 물고 있는데도 똑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걸 방치하면 국회의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은수미 의원은 "대기업이 약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를 공격해서 배를 불린다는 시선이 많다"면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삼성 국감, 현대차 국감이 거론되고 있는데 불법파견 행위가 중지되지 않으면 롯데도 그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롯데가 개선안을 마련하면 롯데룰을 가지고 다른 유통업체가 비슷한 룰을 만들게 할 것"이라면서 "친환경, 친노동, 친서민적 룰을 만드는 업체로 거듭나 삼성, 현대, LG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롯데 경영진을 대표한 신헌 롯데백화점 대표는 "영세상인들과 동반성장, 불공정행위 방지, 관련자 징계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을지로위원회 권고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롯데그룹쪽에 ▲ 영세상인과 골목상권 등 서민들과 상생 및 동반성장 ▲ 협력업체와 대리점, 대리점주, 입점업체 등 이해관계자와 상생 노력 ▲ 내부 제도 개선을 통한 불공정행위 방지 및 관련자 징계와 재발 방지 ▲ 을지로위원회와 불공정거래 등 제도 개선 및 피해 해결 위한 상생협력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롯데에서 불공정 계약 문제나 상생 문제 등 의원들이 제기한 문제를 대부분 인정했고 상생협력기구를 만들어 함께 개선책을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상생협력기구는 김현미 의원이 책임의원을 맡고 롯데 쪽에선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가 파트너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결과가 신동빈 회장 증인 출석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다음달 1일 열리는 산업부 확인감사 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아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은수미 의원은 이날 "신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국감만으로 부족해 사장단과 항의 방문에 나선 것"이라면서 "1년에 한 번 있는 국감 면피용이 아니라 국민 앞에 구체적인 시정 사항을 서면으로 제출하고 사과하게 하고, 이행 안 되면 국회를 365일 가동해서라도 해결하겠다"고 경고했다.  

롯데 편의점주들, '중고설비' 주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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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롯데그룹 사장단 간담회에 앞서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등 시민단체가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그룹에 대한 각계 공동건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전국을살리기비대위 등 시민단체와 롯데재벌횡포피해자모임 회원 10여 명은 이날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들은 롯데그룹에 대한 각계 의견을 모은 공동 건의문을 발표하는 한편, 편의점 가맹점주 불공정행위 관련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이날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가맹점주협의회'는 롯데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가맹점 지원금을 줄이려고 고장 확률이 높은 중고 설비를 공급해 추가적인 유지 관리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공개한 코리아세븐 내부 문건에 따르면 군산 등 일부 가맹점에 필수 설비인 쿨러, 오픈쇼케이스, 냉동고, 에어컨 등을 중고로 공급해 본사에서 지급하는 가맹점 지원금을 600~800만 원 정도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설비 유지 관리를 같은 롯데 계열인 ㈜롯데기공에 맡겨 점주로 하여금 매달 시설유지관리비 8만 원을 지급하게 한 것도 일종의 '일감 몰아주기'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가맹점주협의회는 바이더웨이 점주였던 이아무개씨를 불러 점주 이익배분율을 통상보다 절반 가까이 깎은 불공정 계약 사례를 발표했다. 매출총이익이 12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점주에게 35%까지 위탁수수료를 지급하기로 돼 있는 가맹계약서를 점주 20% 배분으로 일괄적으로 고쳤다는 것이다.

이씨는 편의점 경영 악화를 메우려고 점포수를 늘리는 이른바 '편의점 돌려막기' 과정에서 과로로 어려움을 겪어왔고 지난 7월 병원에서 뇌수종 진단을 받은 뒤 하반신 마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이 보호하고 있던 이씨를 집회장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롯데쪽 직원 3명이 이씨를 회유하려고 나타나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이씨 의사를 확인한 뒤 집회장에 무사히 데려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롯데의 불공정 계약이) 한 사람을 불구로 만들고 가족끼리 반목하게 했다"면서 "신동빈 회장은 더는 죄를 짓지말고 5대 그룹답게 당당하게 경영하라"라고 일갈했다. 
#롯데그룹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롯데백화점 #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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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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