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거주의무 반대", "우리는 인간이 되기 위해 투쟁합니다." (거주의무(Residenzpflicht)란 난민들이 임시거주증을 발급받게 되면, 거주하는 독일의 특정 주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조항.)
최서우
브란덴부르크 단식농성장에서 나왔던 문제들은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지난 10월 31일 엘리스-살로몬 대학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난민에 관심을 가진 기자들에게 개방되었고, 장소도 실제 난민보금자리에서 진행됐다.
지난 취재에서 만난 난민전문가인 테다 보오데 교수(Prof. Dr. Theda Borde)는 난민들의 현장에서 세미나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었는데,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었다.
현장실습과 함께 난민 관련 강의가 엘리스-살로몬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었고, 학생들은 수강 이후 과제를 제출하면 학점이 주어진다.
첫 번째 시간은 보금자리에서 거주하는 난민들의 경험담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이 수업은 동 대학의 니베타 발루치스탄 교수의 지도로 진행됐다. 첫번째 발표자는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에서 온 난민. 그는 독립을 위해서 투쟁했다가 파키스탄 정부의 위협을 받게 되어서 독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세계 언론들이 파키스탄에 대해 다룬 정보는 알카에다와 관계가 전부이고, 정부의 발루치스탄 독립탄압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가 독립운동을 탄압하는 이유는 발루치스탄에 매장된 천연자원 때문"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두 번째로 발표자는 내전을 피해 온 세 명의 시리아인이었다. 시리아 내전은 워낙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라, 이들은 현재 독일에서의 삶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 중 한명은 가족들과 함께 독일로 왔다면서 "아이들을 독일에서 어떻게 교육할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판다우에서 경찰이 자신을 범죄자로 오인해 해프닝도 벌어진 경험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생활이 매우 행복하다며,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난민들이 독일로 오게 된 배경을 잘 들어보면 외신에서 외면하는 국제정치적 현실이 있다. 특히 발루치스탄의 현재 상황은 정치학을 전공하는 필자도 거의 처음들은 사실이어서 국제적 시각을 더 넓힐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발표 도중 난민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는데, 바로 아랍어 및 발루치어를 할 수 있는 학생들과 사회복지사들이 난민들을 위해 통역을 도와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난민들이 통역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통역을 해주는 세심함을 보여주였다.
뿐만 아니라, 통역담당의 경우 난민들이 필요한 물건들이 무엇인지도 파악을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번에 언급된 주된 물품들은 아랍어 및 러시아어 키보드였다. 실제 엘리스-살로몬 대학에서도 난민들을 위해 무료 컴퓨터실을 제공해 가족들과 이메일을 통한 연락과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또한 일부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컴퓨터 강좌 프로그램도 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헬러스도르프의 시민학교(Volkhochschule)에서는 난민보금자리에서 난민을 대상으로 무료 독일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과 비교해 난민인구가 미미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UNHCR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과 일본의 난민수가 2010년 총 1630명, 2011년 2880명으로 증가했다. 그래서 난민인권센터(NANCEN)와 같은 난민NGO단체와 한국어 교육기관과 연합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독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최근 동남아시아, 파키스탄과 중앙아시아의 난민이 최근 증가추세에 있다. 이로 인해 2013년 7월 1일 난민법이 시행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영종도에 난민지원센터가 건립되었다. 하지만, 영종하늘도시 입주민들이 난민들 입주를 반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한국도 독일의 사례처럼 대학의 관련 학과에서 난민 및 해당 국가에 국제정치에 관심 있어 하는 학생들 및 주민들을 바탕으로 열린 세미나를 한다면 갈등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난민들에 대한 이해는 난민뿐만 아니라 실업자 및 빈곤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스템을 선진화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한국어 및 컴퓨터 교육, 직업훈련과 연결시켜 난민들이 후에 한국경제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 람페두사 참사는 이제 더 이상 저 멀리 유럽에서만 적용되는 사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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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입니다. 독일에서 통신원 생활하고, 필리핀, 요르단에서 지내다 현재는 부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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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유럽 최대의 난민국? 장관님 왜 이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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