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최은영, 2013.
새사연
유아 공통과정으로 누리과정이 전격 도입되면서, 초등 입학 전에 다른 아이들보다 더 앞서야 한다는 부모의 기대 심리에 의한 영어유치원 등으로의 이탈을 그 원인으로 들어볼 수 있다. 해당 사례의 대부분이 영어학원 등을 이용하는데, 그 부모들은 기관의 특별활동을 더 강화한 영어 학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 가정은 월 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들로, 한 달 총사교육비는 최소 96만 원에서 최대 275만 원까지 쓰고 있다(이윤진 외, 2012).
유아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사교육 형태는 학습지다. 한국의 학습지 시장은 대표적으로 웅진 싱크빅, 교원구몬, 재능교육 등 4개사 중심의 구도로 형성되어, 2008년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77.8%를 차지하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이들 4개 학습지 업체들도 초중등 시장에서 입지가 약해지면서 매출도 2010년부터 계속 감소 추세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학습지 시장의 매출이 감소하던 즈음, 영유아의 무상보육이 영유아로 확대되면서 2013년에는 전면화되었다. 업체들은 영유아 대상의 새로운 학습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중심으로 시작된 누리과정용 교재는 물론 특별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공략하는 마케팅도 적극적이다(<연합뉴스>, 2012.9.7; <뉴시스>, 2013.4.13; <북데일리>, 2013.2.13). 이렇게 정부의 무상보육 확대기에 영유아의 사교육 시장도 급성장한 셈이다.
유아 공교육을 바로 세우려면유아기는 초등 준비기이기 이전에 성장발달의 중요한 시기이다. 이 연령대에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면서 인위적이고 형식적으로 편향된 학습이 많아지면 아이들의 정서는 물론 스트레스로 인한 발달장애마저 겪을 수 있다.
영유아기에 편중된 학습이 들어갈 경우 고른 뇌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창의성 발달 교구 역시 부작용이 클 수 있다. 정형화된 교구를 다루면서 오히려 아이들의 표현력이 제한되거나 창의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사교육없는세상, 2013).
최근 이뤄진 조사를 보면, 가구의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기관을 이용하는 만5세 아의 의무교육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33.4%는 반대하고 있다. 누리과정이 시행되고 있으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윤진․이정원․김문정, 2012).
누리과정이 공교육 과정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여러 면에서 수정되거나 보완되어야 한다. 누리과정의 보완 과정에서 정부의 무상보육 지원과 급성장한 영유아의 사교육 시장의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실적으로 누리과정이 사교육 시장에 크게 기대어 여과 없이 그 내용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유아기를 잠식하고 있는 기관 내 특별활동이나, 영어학원 등 고가학원, 학습지 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성급하게 시행된 누리과정이 창의와 인성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려면 학습 중심의 내용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아이들이 친구와 지역사회 안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줘야 사교육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야 아이들은 학습 부담에서, 부모는 경제적 부담을 덜고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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