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은행잎11월에 쏟아지는 노란 은행잎이 눈부시다
임재만
11일, 기온이 뚝 떨어졌다. 벌써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어야 할 계절이 된 것이다. 하지만 거리엔 가을의 고운 모습을 다 지우지 못 하고 가을 단풍이 그대로 남아 있다. 아니 더 화려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다. 거리에 은행나무들이 이제사 순금 빛 비늘을 막 털어내며 아름다운 빛깔을 거리에 마구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잎새까지 모두 떨구어 내고 이미 앙상히 몸을 드러낸 나무들도 많지만 아직 노란색으로 온몸을 두르고 거리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거리에 수북히 쌓인 노란잎들이 융단처럼 곱게 깔려 있고 바람에 하나둘씩 파문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은행잎은 누가 보아도 한 폭의 그림의 아닐 수 없다.
누구라도 이런 풍경을 만나게 되면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 아이들처럼 낙엽 위에 굴러도 보고 연인들처럼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함께 걸어도 보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요즘은 누구나 카메라가 달려 있는 핸드폰을 갖고 있어 눈부시게 아름다운 가을 거리를 사진작가가 되어 담아낼 것이다.
올해 산 단풍은 생각보다 곱지 못했다. 10월말 계룡산 단풍도 그러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산 단풍이 예전처럼 곱지 않아 많은 단풍객들이 실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오늘 아침 거리에서 본 은행나무 단풍은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을 만큼 충분히 아름답고 고왔다. 가을을 보내야 하는 아쉬운 사람들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어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