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내가 대원군? 적절치 못한 표현"

[국감-운영위] '기춘 대원군' 적극 감싼 새누리당, 민주당은 십자포화

등록 2013.11.14 12:06수정 2013.11.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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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에 나온 김기춘 실장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국회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 출석,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국정감사장에 나온 김기춘 실장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국회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 출석,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남소연

[2신 : 14일 오후 4시 15분]
김기춘 비서실장 "내가 대원군? 적절치 못한 표현"... 민주당은 십자포화

새누리당은 '기춘 대원군'을 적극 감쌌고, 민주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부통령"이라고 몰아 붙였다. 14일 청와대 비서실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입장은 정반대로 갈렸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작심한 듯 김기춘 비서실장을 두둔했다.

윤 의원은 야권에서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을 지낼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였다는 점에서 '특수 관계'를 지적하는 점부터 언급했다. "그 정도 인연이 '특별한 관계'면 모든 평검사가 김 실장과 특별한 관계겠다"는 것이다.

김 비서실장은 "1992년도에 법무부 장관을 그만 뒀는데 오늘까지 김진태 후보자를 본 일이 없다"며 "내가 장관할 때 유능한 검사가 많이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나의 라인이라던지 특별한 관계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특별한 인연으로 검찰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 김 실장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남치중 인사에 대해서도 "지역과 전문성을 고려해서 탕평 인사를 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했지만, 우연의 일치로 경남 지역 인사가 내정됐을 뿐이지 전혀 지역을 고려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추천위원회를 거쳐서 4명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청와대에 제청했고, 청와대는 그 사람을 내정할지 결정한 것 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이어 윤 의원은 "김진태 후보자를 '검찰 구원 투수'로 뽑은 거지 출신 지역을 보고 뽑은 아니라는 거죠"라며 '준비된' 질문을 던졌고, 김 실장은 당연하듯 "그렇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야권과 언론에서 김 실장을 '대원군'에 비유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렇게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술이 안타깝다, 공격당하는 입장에서 소회를 밝혀달라"고 묻기도 했다. 윤 의원은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론에 나오는 걸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부덕의 소치다, 더 낮게 일하도록 하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기춘 "경남 편중 인사, 우연의 일치일 뿐"


머리 맞댄 김기춘-김장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14일 국회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 하고 있다.
머리 맞댄 김기춘-김장수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14일 국회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 하고 있다.남소연

반면, 민주당은 김 실장에게 "인사를 모두 좌우하고 있다"며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청와대 수석을 한 명 한 명 지목해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는지 따져 물은 김현 민주당 의원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을 숨기려는 이유가 있다, 인선을 비서실장이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모두 '김기춘 작품'이라는 게 언론의 시각"이라며 "대원군 뿐 아니라 부통령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의원을 지낸 김 실장이 했던 발언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김 실장의 현재 입장을 따져 묻기도 했다. 그는 "2005년 도청 사건이 터졌을 때 김 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몰랐어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 뜻은 변함 없냐"고 물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과 관련해서 "덕 본 게 없다"고 말하며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지적이다. 김 비서실장은 입을 다물어 버렸다.

김 의원이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김 실장은 '사이코다, 자제력이 없다, 그래서 나라가 이 꼬라지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하야한 만큼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거야 말로 대선 불복 아니냐"고 따졌다. 김 비서실장은 "어떤 상황에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최근 이뤄진 인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KDI에서 근무할 때 법인카드를 아들 생일, 부인 생일 때 사용했다"며 "도덕성에 문제가 없냐"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검증할 때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세세한 거 까지는 검증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이 "인사 검증 소홀에 대해 인정하냐"고 재차 묻자 그제서야 김 실장은 "모든 사생활을 세세히 검증 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며 "앞으로 더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신 : 14일 낮 12시 10분]
'삼성 떡값 의혹' 홍경식 민정수석 국감 불참... '파행'

김기춘 비서실장 '쉿!' 14일 국회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의 발언에 수석비서관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며 주의를 주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 '쉿!'14일 국회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의 발언에 수석비서관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며 주의를 주고 있다.남소연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14일 오전 청와대 비서실을 상대로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는 홍경식 민정수석의 출석 여부와 연제욱 국방비서관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설전 끝에 중지됐다.

민주당은 삼성 떡값 의혹, 채동욱 검찰총장과 윤석렬 전 특별수사팀장 찍어내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홍 민정수석이 국정감사에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11~2012년 국군 사이버사령관을 역임한 연제욱 비서관 역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입을 열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그동안 관행"... "국회 모독, 두 증인 출석해야"

박민수 민주당 의원은 "최경환 국회 운영위원장이 민정수석이 국감에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대 현안인 '채동욱·윤석열 찍어내기'와 지역편중 인사 배경에 대해 물을 게 많으니 (출석에 대한) 문제를 정리하고 국감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 의원 역시 "홍 수석이 말도 안 되는 사유로 국감을 회피하려는 것은 국회 모독이다, 용인하고 넘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자격으로 국감에 출석했던 전해철 의원은 "민정수석은 어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 검찰 수사 외압 문제, 검찰총장 선임 문제 등 많은 의혹이 나왔고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 부분도 있다"며 "당연히 출석해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정수석이 국감에 불출석한 것이 관행이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에서 상습적으로 민정수석 출석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는 건 25년 동안의 관례"라며 "그동안 선례도 없고 하니 원만히 회의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우현 의원도 "비서실장이 출석했는데 여러 문제에 대해 비서실장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냐"고 거들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민정수석은 비서실장 이하 전 수석들이 국감에 와 있어 긴급한 사태에 대처할 필요가 있어 출석을 못했다"며 "지난 25년 간 민정수석이 국감에 두 차례 출석한 일이 있지만 그 외에는 불출석한 관례가 있으니 너그러이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여야는, 군 사이버 사령부 관련 사이버사령관을 지낸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의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도 날선 공방을 펼쳤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국감이 실시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방비서관 증인채택 합의가 안 되고 있다, 2013년 국감의 최대 현안이 군 대선 개입 사건이었다"며 "사이버 사령부 대선 개입이 발생했던 그 시점에 연제욱 비서관이 사이버 사령관을 담당했다, 핵심 증인으로 운영위에서 증인채택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 간사에게나 얘기하라"며 이 같은 요구를 묵살했다.

이같은 증인 채택, 출석 여부를 두고 30여 분간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자 최경환 위원장은 오전 11시 정회를 선언했다. 20분만에 속개된 국감에서 최경환 위원장은 홍경식 민정수석의 국감 출석을 권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운영위 국감 #홍경식 #삼성 떡값 #군 사이버 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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