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박수세례... 민주 침묵, 안철수 6번 박수

[현장] 여당 '1분에 한 번 꼴'로 박수 세례... 야당 침묵 일관

등록 2013.11.18 11:46수정 2013.11.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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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8일 오후 3시]

박근혜 대통령 첫 시정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첫 시정연설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반쪽짜리 '환영'에 그쳤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18일 오전 10시 첫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박 대통령을 기립 박수로 맞았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쭈뼛거리며 마지못해 엉덩이를 뗐다. 박수도 없었다. 양승조·정세균·이인영·조정식·설훈·이석현 등 민주당 의원 10여 명은 아예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신경민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기식·은수미·이종걸·홍익표·유은혜·진성준·배재정 의원 등 20여 명 가량의 민주당 의원들은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자체 보이콧'을 선택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빠져 나갈 때에도 이 같은 모습은 반복됐다. 민주당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박수도 치지 않았다. 유일하게 조경태 민주당 의원만이 일어섰다. 앞서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대통령 입장 시 예우를 갖출 것을 권고했지만, 연설 후 행동지침은 자율에 맡겼다.

기립한 새누리당, 앉아있는 민주당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마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립해 박수를 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다.
기립한 새누리당, 앉아있는 민주당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마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립해 박수를 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다. 남소연

상당수의 의원들은 이 같은 권고 자체를 따르지 않은 셈이다. 박 대통령이 퇴장하며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앉은 자리에서 악수를 받았다. 이후 박 대통령은 다른 민주당 의원에게 악수를 건네지 않았다. 진보정의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걸어 나갈 때 함께 일어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김한길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

새누리당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난 후 통로까지 박 대통령을 마중했다. 이 행렬에는 정몽준 의원도 포함돼 있었다.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은 휴대폰을 꺼내 '연예인'을 촬영하듯 박 대통령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의 피켓시위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정당해산 청구 철회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피켓시위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정당해산 청구 철회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남소연

오병윤·김선동·이상규·김미희·김재연 등 통합진보당 의원 전원은 검은 글씨로 '민주'라 적힌 마스크를 썼다. 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대한 항의 표시다. 김선동 의원은 연설 중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칠 때마다 '정당해산철회'라 적힌 피켓을 들어올렸다. 박 대통령이 국가기관 대선 개입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는 내내 피켓을 내리지 않았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오전 9시 40분 께 국회 본관 앞에 도착하자 '정당해산철회' 피켓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은 1분에 한 번 꼴로 박수를 쏟아냈다. 30여 분 가량 총 35회의 박수를 쳤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연설을 듣는 중간중간 5~6차례 가량 박수를 쳤다. 반면, 민주당·진보당·정의당 의원들은 단 한 차례도 박수를 치지 않아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시정연설 도중 "내용이 너무 실망스럽다"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시정연설이 모두 끝난 후,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한길 대표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며 "미지근한 물로는 밥을 지을 수 없습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김 대표는 시정연설 도중 5분 여간 본회의장에 퇴장했다가 다시 입장하기도 했다.
#박근혜 #시정연설 #민주당 #보이콧 #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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