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이 곳에 진열된 농산물들은 생산자인 농민들이 직접 포장하여 가격을 책정, 바코드를 붙인 후 진열한 상품이다. 이를 농협은 10%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판매해 주고, 농민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판매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재고관리를 한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전국에서 처음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한 용진농협은 새로운 농산물 유통 경로의 모델을 제시하면서 전국적인 로컬푸드 직매장 열풍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농산물 직거래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로컬푸드에 숨어있던 기적을 찾아낸 용진농협 이중진 상무의 말을 빌리면 "우리네 어머니들이 손수 가꾼 농산물을 내다 팔던 전통시장을 로컬푸드 직매장 속으로 옮겨놓은 형태"다. 하지만 농협이 지역의 농산물을 수매해 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농업인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용진농협과 출하약정을 맺은 농가는 이른 새벽 자신의 밭에서 수확한 각종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을 들고 나와 선별은 물론 포장까지 도맡아 로컬푸드 직매장에 마련된 매대에 진열한다. 가격도 스스로 정하고, 실시간으로 로컬푸드 직매장 안을 볼 수 있도록 용진농협에서 개발해 보급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물건이 다 팔리면 수시로 채워놓기도 한다.
용진농협은 ▲ 완주지역 농산물 및 잔류농약검사 농산물만 취급 ▲ 신선농산물 1일 유통제(당일 재고 농업인 수거) 등 기본적인 원칙만 세우고 로컬푸드직매장 개입을 최소화한다. 또 ▲ 소포장실, 잔류농약검사시설과 같은 각종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교육과 판매, 운영, 정산, 홍보 등 지원사업만 벌인다.
10% 수준의 판매수수료는 직원 인건비와 관리비 등 최소한의 경비를 제외하곤 다시 로컬푸드 직매장에 재투자한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이 몰리는 변화가 일어났다. 완주 지역 주민은 물론, 가까운 전주 시내의 도시민들이 자동차를 타고 와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우리 지역에서 생산한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가장 신선하고 안전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알게 된 것이다. 더 이상 가락동시장을 거쳐 다시 지역으로 내려와 판매되는 '덜' 신선하고 '더' 비싼 다른 곳의 먹거리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오늘 아침 밭에서 따온 채소와 과일을 그 날 바로 식탁에서 먹을 수 있게 된 것. 그러다 보니 농민은 익지도 않은 과일을 미리 수확할 필요도 없고, 소비자는 더 싱싱하면서도 잘 익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농민들도 신이 났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활용하면 고질적인 다단계 유통구조가 사라져 땀을 흘린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어 당연히 실질소득이 많아진다. 또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되면서 지속적인 영농활동이 가능해졌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순환경제 전진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