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이씨 "가입 10년만에 이석기 RO 총책인지 알았다"

[내란음모 6차 공판] 북한과 연계 가능성 주장... 구체적 근거는 제시 못해

등록 2013.11.21 23:33수정 2013.11.2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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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2일 오전 8시 49분]

내란 음모 사건의 핵심 증인인 국정원 제보자 이아무개씨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7명에 대한 6차 공판(수원지방법원 형사 12부·김정운 부장판사)에서 이른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가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이씨는 21일 공판에서 RO 가입 경위, 조직 특성 등을 상세히 진술했다.

특히 자신의 조직명이 '남철민'이라는 그는 "철민이라는 뜻이 '철의 규율로 민중에 복무하라'는 것이어서 대원명과 당호, 조직명 등이 북한과 비슷해 (조직명이) 북에서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조직명은 남한 혁명을 책임지고 활동하라는 뜻에서 RO 가입시에 부여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RO는 대한민국 역사적 전통성을 부정하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내가 그렇게 학습을 받았고 (조직원)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적기가와 혁명동지가를 제창하는 것도 북한과의 연계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가입 10년 만인 지난 5월 RO 총책이 누구인지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5월 세포모임에서 우리의 수(首)는 수령 한 명이고, 이석기 의원은 남쪽 정치지도자 역할이라고 들어 총책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이 지난 5월 10일 곤지암 청소년수련원 모임에서 '바람처럼 모이라'고 지시할 때도 대단한 분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씨는 RO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 후보자 선출 등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수원에서 민주당과 민노당 사이에 이면 합의가 있었다"며 "단일화 성사 조건으로 합의된 사항 가운데 5번째가 친환경무상급식지원센터를 만들어 민노당이 맡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상호 피고인이 나에게 급식지원센터를 맡으라고 지시해 최근까지 센터장을 역임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지속적으로 녹취록 인용하면서 유도 신문

검찰은 이씨 신문 과정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유도하다 재판장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검찰은 제보자 신문을 위해 총 107페이지에 690개의 질문을 준비했다. 이중 많은 부분을 녹취록에 나온 말을 인용해가며 질문했다. "한동근 피고인이 전시 비상 체제에 물질적인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기억 하는가", "이상호 피고인이 예비검속에 대비해서 차에 칼을 가지고 다닌다고 한 말을 기억하냐"는 식이었다.

당초 6시간으로 예정하고 시작했던 검찰의 증인 신문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9시15분경에야 마무리 됐다. 답변하던 이씨도 "녹음을 들으면서 하면 안 되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변호인들이 검찰측의 신문이 유도성이라고 반발하자, 재판장인 김정운 부장판사가 나섰다. 그는 "'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지요'라고 묻는 방식은 긍정 답변을 유도하는 인상을 준다"며 "유도 신문 금지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날짜와 장소, 발언 취지를 인용해 묻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보자 이씨에 대한 이틀째 신문 기일인 22일은 검찰의 재신문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제보자가 제공한 녹취파일을 청취하며 이 파일을 제보자가 실제 녹음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됐던 이씨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은 2시간 늦춰지게 됐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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