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정신 잃으면 온갖 소리 다 할 수 있어"

조중동 3사, 박창신 원로신부 발언 '종북몰이'

등록 2013.11.25 11:35수정 2013.11.2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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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은 시국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이날 시국미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강론을 통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분쟁지역인 NLL(서해북방한계선)에서 진행한 한미군사훈련 때문에 발생했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종북몰이'에 나섰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그 사람들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고,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사제복 뒤에 숨어서 대한민국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행위를 벌인 것"이라며 사제단을 '반(反)대한민국'세력에 비유했다.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종교계에서 '대통령 하야'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조중동>이 급해졌다. 사제단 시국미사의 목적이 국정원 부정선거 규탄인데도, 박 원로 신부 일부의 발언을 빌미 삼아 '종북몰이'로 상황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조선> "제정신을 잃으면 온갖 소리를 다 할 수 있다"

 25일자 <조선일보> 사설
25일자 <조선일보> 사설조선닷컴

<조선일보>는 <'正義(정의) 구현'이 아니라 '從北(종북) 구현' 사제단인가> 제목 사설에서 "박 신부는 북의 연평도 포격을 정당한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렇다면 우리 해병 대원 2명은 북의 정당한 행위를 막는 불의를 저지르다 숨진 것이 되고 주민 2명은 그야말로 개죽음을 한 것이 된다"라고 분노했다.

<조선>은 "사람이 정치 패싸움에 빠져서 제정신을 잃으면 온갖 소리를 다 할 수 있다, 그런 말 같지 않은 말을 워낙 많이 들어서 이제 웬만한 정치적 폭언이나 막말에는 익숙해져 있기도 하다"며 인신공격성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정의구현사제단은 70년대 이후 민주화 투쟁에서 쌓은 명망을 엉뚱하게 친북(親北)·반미(反美) 활동에 탕진하고 있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 KAL 858기 폭파조차 북의 소행이 아니라고 하고, 평택 미군 기지·한미 FTA·제주 해군 기지 반대 시위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주민 폭압 참상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북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비판하는 천주교 내부 목소리에 대해선 "골수 반공"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은 이어 "이것을 '정의 구현'이라고 한다면 정의(正義)에 대한 모독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박 신부 말이 파문을 일으킨 지 이틀이 되도록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이들을 '종북(從北) 구현 사제단'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사제단을 '종북 세력'으로 몰아갔다.


<조선>은 이날 2면과 3면에서 사제단 비판 기사를 쏟아냈다.

<대주교의 쓴소리 "司祭 정치개입은 잘못">,<"연평도 포격 北옹호 유가족·국민 모욕">,
<"신앙에 회의" 항의 빗발치자, 염수정 대주교 나서>, <"어쩌다 국민에 욕먹고, 나라를 혼란시키는 神父까지 나왔는지…">, <"정부가 선거에 써먹으려 從北몰이… 천안함 폭침도 북한 소행으로 만들어">, <사제단 주장 동조할 수도 내칠 수도 없어… 연석회의 만든 민주당 딜레마>,<與 "사제복 뒤에 숨지 말라" 野 "청와대가 자초한 일">


<중앙> "종교계 일각의 뒤틀린 국가관, 도를 넘었다"

 25일자 <중앙일보> 사설
25일자 <중앙일보> 사설조인스닷컴

<중앙일보>도 <종교계 일각의 뒤틀린 국가관, 도를 넘었다> 사설에서 박 원로 신부 발언을 언급한 후, "발언 맥락을 보면 마치 우리가 연평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듯 비친다"면서 "또 그 근처에서 우리가 미국과 군사훈련을 했으니 북한이 쏠 만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전사자와 그 유가족, 그리고 군 장병들의 심경은 눈곱만큼도 배려하지 않은 채 북한의 반인륜적 도발에 우리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탓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대한민국의 신부가, 그것도 연평도 도발 3주기에 입에 담을 수 있는 말인가"라면서 "하기야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의 한 신부는 과거 방북 당시 김일성 묘지를 참배하곤 '장군님, 조금만 오래 사시지 아쉽습니다'고 했다 하니 그들의 국가관과 이념성을 잘 알 수 있다"며 역시 색깔론을 제기했다. <중앙일보> 역시 4, 5, 6, 7면을 통해 집중 보도했다.

<"가톨릭 교리, 사제 정치개입 금지">, <"죽어간 아들 평생 고통인데 … 그런 말 한 게 종교인 맞나">, <염 대주교 "자신이 하느님처럼 행동하는 독선이 문제">,<"사제단, 일반인 보기에도 과격한 주장 … 대중적 지지 받지 못하면 도발로 끝나">, <청와대 "통진당 세력과 다른 게 뭐냐">,<문규현 방북 이후 이념색 짙어져 … 끊임없는 종북 논란>

<동아> "박 신부가 진정한 RO(혁명조직)라는 말까지 나온다"

 25일자 <동아일보> 사설
25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닷컴

<동아일보>는 <北 노골적으로 편든 신부, 도대체 어느 나라 사제인가> 제목 사설에서 "자신의 발언이 큰 논란을 빚고 있는데도 박 신부는 어제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신부고 다른 것에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신자들이 위로 전화를 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는 또 '내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하는데 나는 광주민주화운동 국가유공자'라며 '박 대통령 퇴진 운동을 계속하겠다, 이번에 국민들이 크게 일을 해야 한다'고 선동했다"고 박창신 신부를 비난했다.

사설은 "이러니 박 신부가 진정한 RO(혁명조직)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박 신부의 태도는 결코 성직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거듭 박 신부를 몰아세웠다.

<동아>는 개신교 목회자 모임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가 금식기도를 통해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설은 "어떤 종교든 정치적 진영 논리에 함몰돼 도를 넘는 주장을 한다면 갈등의 치유와 사랑의 전파라는 종교의 본령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지면을 통해 사제단 종북몰이에 힘을 쏟았다.

<靑 "종북발언 신부들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4대강-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 주도>, <北, 각종 단체 내세워 대남 선전선동 강화>, <민주당 "일부 신부 발언 동의 못해">
#조중동 #정의구현사제단 #박근혜 #국정원부정선거 #대통령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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