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관 '언제 터뜨리나 오해받기는 똑같다'"

[내란음모 8차 공판] 제보자 이씨 "내란음모 파장, 놀랐다" 진술

등록 2013.11.25 20:52수정 2013.11.2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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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의 국가정보원 제보자 이아무개씨가 "파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해 놀랐다"고 말했다. 또 국가정보원의 공개수사 시기에 대해 우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7명에 대한 내란음모 사건 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한다는 것을 언제 알았나"는 변호인단 질문에 "조직 사건이기 때문에 반국가단체, 이적단체 혐의가 있겠다 싶었다"며 "혐의에 후방 교란 등 내용이 있었지만 파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대단히 위험한 실체였기 때문에 커지면 구속 수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씨는 "사건이 공개 수사로 전환되면서 국정원 수사관 문씨에게 '국정원 댓글 사건도 있는데 (이 시기에 공개하는 게) 맞겠냐'고 말했다"며 "당시 문 수사관은 '그럼 언제 하겠냐, 중요한 사건이고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어 그때 하나 지금하나 (오해받기는) 똑같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실체 규명돼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고 답했다.

3년에 걸쳐 이번 사건을 수사를 진행해 온 국정원은 지난 8월 말 피고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당시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로 여야 정쟁이 점정에 치달을 시기였다. 때문에 국정원이 내란음모 사건을 터트려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가림막 사이로 신경전 벌인 피고인과 제보자 이씨

이씨는 또 지난 주말에 문씨와 통화를 한 사실도 밝혔다. 이씨는 "(문씨와는) 지난주에 봤다"며 "증인 신문이 진행 중인 지난 주말에도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에 제 사진이 뜨는 등 '신상털기'가 됐을 때 마음이 아팠다"며 "그래서 법정에 서는 것을 꺼려했는데, 제가 증인으로서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격려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수사관 문씨와 이씨는 같은 대학 출신이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 이씨와 피고인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도 했다. 증인 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증인과 피고인 사이에는 가림막이 설치된 상태에서 신문이 진행되고 있다.


변호인 반대 신문 도중 이씨는 "내가 웃으면 발로 툭툭 치는 소리가 들렸는데 오늘은 더 민감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이에 이상호 피고인이 "소리를 냈는지 안 냈는지 경위를 통해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법정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재판장인 김정운 부장판사가 "증인 신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행위, 말이나 행동은 증인 신문 방해 행위"라며 "그렇다면 피고인들을 퇴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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