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강행처리'에 민주당 "의사일정 보이콧"

[2신 보강 : 28일 오후 6시 26분]
민주당, 내일부터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

민주당은 28일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 동의안이 새누리당 단독으로 처리된 데 대해 반발하며 29일부터 의사 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 및 법안 처리가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비공개 의총이 끝난 직후 "민주당은 야당과 민의를 깡그리 무시하는 안하무인식 의회 폭거를 대하면서 의회 일정에 임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내일부터 의사 일정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임명 동의안이 처리된 직후부터 3시간 30여 분 동안 격렬한 토론을 벌인 민주당은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오만과 독선, 불통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국회의장 행태를 127명 의원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 19대 국회 들어와서 첫 날치기가 자행됐다"며 "박근혜 정부가 국회를 유린하고 날치기가 횡횡하는 무법의 전당으로 만들려 한다,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10시 의총을 개최해,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짤 예정이다.

[1신 : 28일 오후 4시 35분]
민주당 "황찬현 '강행처리', 국회 치욕 역사로 남을 것"

▲ 강창희 국회의장,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직권상정 강창희 국회의장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 하고 있다. ⓒ 남소연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민주당은 "감사원장 직무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겠다"며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강창희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강행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투표권을 묵살한 데 대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감사원장 임명 동의안이 기습 처리된 직후, 기자회견을 연 박범계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감사원장 임명 동의안이 국회법이 정한 요건도 갖추지 못하고 국회의원의 투표권까지 침해하면서 강행처리된 데 대해 개탄과 울분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국회의장과 새누리당이 저지른 만행, '국회 치욕'으로 남을 것"

▲ 강창희 의장에게 항의하는 전병헌 원내대표 강창희 국회의장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한 뒤 한 표를 행사하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다가가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박 위원장은 임명동의안 처리에서 세 가지 위반사항이 있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일단,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첫째다. 박 위원장은 "국회법에는 '부의'와 '상정'을 구분하고 있다"며 "(국회 선진화법 개정으로 인해) 천재지변과 같은 비상사태의 경우에만 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고,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같은 중차대한 요건에 대해서는 직권상정할 수 없게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강 의장이 무제한 발언 권한(필리버스터)을 침해한 점을 짚었다. 그는 "의원 1/3 이상 인원으로 무제한 발언 권한을 신청하면, 어떤 안건이라도 반드시 토론이 보장돼야 한다"며 "이것이 묵살된 중차대한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강 의장은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요구를 거부하며 "인사 관련 안건에 대해서는 토론을 허용하지 않는 게 국회의 오랜 관례다, 이 점 양해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위반은 '투표권 침해'다. 박 위원장은 "감사원장 임명 동의안에 나와 김광진 의원, 서영교 의원은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줄을 섰고 명패와 투표용지도 받았다"며 "이후 의장에게 투표 의사를 밝혔음에도 의장은 이를 묵살하고 투표 종료를 선언했다, 투표권 침해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투표를 아직 안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강 의장은 일방적으로 투표 종료를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감사원장 자리가 결원된 건, 양건 전 감사원장이 직무상 독립성을 지키려다가 청와대 외압에 의해 물러났기 때문 아니냐"며 "공백이 오래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 그럼에도 여당은 절차적 요건을 모두 위반하면서 날치기 강행 처리를 감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13년 11월 28일은 국회 치욕일로 기록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여야 합의를 존중한다고 강조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국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 대표 기관인 국회를 지키고 수호해야 할 의무를 가진 의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오늘 국회의장과 새누리당이 저지른 만행은 국회 치욕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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