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모두 반란군 아닌 의병이 되었으면"

6일, 창원에서 올해 마지막 '새로운 백년 북콘서트' 대중강연 열려

등록 2013.12.07 20:09수정 2013.12.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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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a  새로운 백 년 북콘서트가 지난 6일 창원에서 있었다.

새로운 백 년 북콘서트가 지난 6일 창원에서 있었다. ⓒ 윤태우


지난 6일 창원 교통문화연수원 대강당에서 평화재단과 오마이북이 공동주최하고,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새로운 백년을 열어가는 청년 포럼이 공동주관한 '새로운 백년 북콘서트'가 열렸다.

5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대담에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법륜스님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일각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일을 언급하자, 법륜스님은 "아직까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은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질서가 훼손됐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며, "사건의 전말이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밝혀지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범법"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던 일반 국민이던 똑같이 법질서를 지켜야 한다"면서 "(이 사건에 연루된) 누군가가 처벌돼야 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밝혀진 정도에 따라 '국가기관의 대표'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국가기관의 대표'가 누구일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붙을 수는 있겠다"라며, "미국의 닉슨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도청한 것은 잘못한 일이지만 그것이 대통령이 퇴진할 문제는 아니었다. 이번 문제는 청와대가 사건에 개입하고 그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는지, 사건의 정도가 대선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밝혀진 정도로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 어렵다"라며 사건이 좀 더 규명되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더디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고, 바꿔나가야 한다"

a  지난 6일, 창원에서 <새로운 백년 북콘서트>가 열렸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법륜스님이 한 시민의 질의를 듣고 있다.

지난 6일, 창원에서 <새로운 백년 북콘서트>가 열렸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법륜스님이 한 시민의 질의를 듣고 있다. ⓒ 윤태우


한편 법륜스님은 한국 사회의 국가 경제 문제, 양극화 문제, 복지 문제, 자주 문제를 통일과 연관시키기도 했다. 국가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동북아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일단 통일이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라며 "유럽의 국가들이 EU를 구성한 것 또한 자립경제를 위해서 3~4억 명의 인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연호 대표가 "남북통일이 되려면 남한 안에서의 갈등이 해소되어야 한다"며 산재하여 있는 여러 갈등 중에서도 양극화 갈등을 꼽았다. 그러자 법륜스님은 "한국 사회는 잘 사는 사람은 아주 잘사는 데 못사는 사람은 엄청나게 못산다"라며, "통일이 될 경우 북한의 하층민들은 엄청나게 못사는 한국의 하층민보다도 아래 계층으로 유입될 것이기 때문에 양극화 문제가 있는 한, 북한이 통일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삶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었을 때라야 북한의 사람들도 남한과의 통일을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스스로 잘 살도록 만들어 주고, 통일이 되었을 때는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한과 북한이 복지국가가 되고, 양극화 해소가 되는 것이 통일을 위해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 일본의 재무장 문제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을 두고, 법륜스님은 "한국이 외세에 휘둘리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이 일본의 재무장에 찬성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며,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 한국이 간섭할 이유가 없음에도 간섭할 수밖에 없는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압박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긴장되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이해관계에 한국이 함께 하지 않으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국이 한국을 도와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하고 국론이 통일되면 외세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여러분이 모두 '통일 의병'이 되었으면"

a  지난 6일, 창원에서 <새로운 백 년 북콘서트>가 열렸다. 500여 명의 시민이 좌석을 대부분 메꾸었다.

지난 6일, 창원에서 <새로운 백 년 북콘서트>가 열렸다. 500여 명의 시민이 좌석을 대부분 메꾸었다. ⓒ 윤태우


법륜스님은 자신의 올해 마지막 대중강연인 이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송년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메시지에서 법륜스님은 '의병'을 예로 들며 "시민들이 '통일 의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떤 사람이 나서서 나라를 구하는지 보면, 의병이다. 의병이라는 건 전쟁에 참여할 책임도 없음에도 스스로 희생해서 싸우는 사람이다. 이름도 남기지 않고 백의종군을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국가권력이 있을 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다. 나라가 망해도 눈도 깜짝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인 거다. 그럼에도 이들은 나라가 위험에 처하면 나서서 싸운다. 또, 반란군은 정부를 대상으로 싸움을 벌이지만, 의병은 외세를 대상으로 싸운다. 그런 의미에서의 '의병'이 통일을 위해 필요하다. 여러분이 모두 '통일 의병'이 되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백년 북콘서트'는 11월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광주, 청주, 부산, 서울, 창원에서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한해를 정리하며 우리 사회의 현안과 해법, 남북관계의 활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새로운백년 #오연호 #법륜 #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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